보험사기에 '민·관 협력'으로 총력 대응···보험사는 AI·빅데이터 활용 고도화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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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에 '민·관 협력'으로 총력 대응···보험사는 AI·빅데이터 활용 고도화에 안간힘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3.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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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건강보험공단, '공·민영보험 공동조사 협의회' 출범
- 보험사, 사고보험금 AI자동심사시스템 개발 및 빅데이터 활용 등 적발기법 고도화 매진
- 보험사기 사각지대 해소 및 경각심 제고 효과 기대

#. 보험사기범 A씨는 의사 5명의 명의를 빌려 사무장병원 2개를 개설하고 허위입원 환자를 유치했다. 의원급 병원은 2주 이상 장기입원이 어려워 한 병원에 2주간 입원 후 다른 병원에 입원한 것처럼 의무기록을 조작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보험 19억원, 근로복지공단에서 4천만원을 편취했다. 허위환자 61명은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30억원을 부당 청구해 수령했다.(민영보험과 건강보험이 연계된 보험사기 사례)

민원보험과 건강보험이 연계된 보험사기 사례[사진=금융감독원]

 

최근 보험사기 수법이 다양한 종목에서 지능화·조직화되는 경향이 커진 가운데 보험사기 공동대응 강화를 위해 공·민영보험이 힘을 합쳤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생명보험협회 및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공·민영보험 공동조사 협의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가 민영보험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영보험)에도 발생함에 따라 유관기관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선량한 대다수의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누수로 국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금융 범죄다"며 "이번 협의회 발족으로 보험사기 조사의 실효성 향상으로 소비자의 권익이 증진되고 보험금 누수의 근본윈인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출범식 인사말에서 "이번 협의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보험사기 근절은 물론, 공·사 사회안전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보험사기의 불이익이 선량한 일반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방지해 공·민영보험 사이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보험시장의 질서가 더욱 건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9.5% 늘어난 4526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적발인원 역시 4만7427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8년 금감원이 적발한 보험사기 금액은 8800억원을 넘겼다.

실제 보험사기로 인해 피해 규모를 추정한 서울대와 보험연구원의 '민·공영 보험사기 연관규모 산출 및 제도개선' 공동 연구결과(2020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도 기준 민영보험 사기금액은 연간 6조15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민영보험 사기와 연계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피해는 연간 1조2062억원에 달했고, 소비자의 추가 부담액은 가구당 연간 30만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번 협의회를 발족한 금감원과 건강보험공단 양 기관은 공동조사 TF를 운영해 민영보험 및 건강보험 요양급여 허위·이중청구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던 공·민영 보험사기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험사기 경각심 제고를 통한 보험사기 방지의 기대효과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향후 보험사기는 디지털 환경 중심으로 증가...보험사, 빅데이터와 AI 활용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고도화로 대응

한편 보험사들도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며 첨단화된 보험사기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보험사기가 디지털 환경 중심으로 늘어나고 코로나19 등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기 유발 가능성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보험금 지급에 AI기술을 도입해 '사고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지난해 12월 개발했다. 세계 최초의 자연어처리 및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개발한 교보생명이 보험가입 심사부터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사고보험금 심사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금 청구건 유형에 따라 위험을 평가한 후 자동심사 적합 유무를 결정해 보험사기 여부를 가려낸다.

KB손해보험은 보험사기 이상 징후 정보를 활용해 보험사기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AI 기반 외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SMA(Social Media Analytics) 시스템'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보험사기가 언택트 가속화 추세에 따라 디지털 환경 중심으로 확대됨에 따른 대응체계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사진=KB손해보험]

신한생명에서는 증가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보험사기 조장에 대한 예방과 보험 가입자 보호를 위해 키워드로 보험사기를 감지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해상과 오렌지라이프는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적용한 보험사기 사전 예측시스템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해 운영하며 지능화되고 있는 보험사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변혜원 위원은 "빠르게 진화하는 보험사기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적발 기법도 고도화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데이터 분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험사기 관련 정보의 공유활성화와 공유데이터의 표준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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