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구본준의 새로운 도전...LG상사 등 3개 계열사 거느리고 LG그룹서 독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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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구본준의 새로운 도전...LG상사 등 3개 계열사 거느리고 LG그룹서 독립하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16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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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고문이 LG상사와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
이들 계열사의 지분확보는 현재 구 고문이 보유 중인 (주)LG지분 활용 유력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의 계열사는 LG그룹의 알짜 기업...LG그룹 외형 축소 의견도
구본준 LG그룹 고문
구본준 LG그룹 고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등 세개 주요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다는 방안이 재계에서 유력하게 떠돌고 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은 LG그룹 2대 회장이자 명예회장이었던 구자경 회장의 삼남이다. 구자경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장남으로 슬하에 4남을 뒀다. 장남이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차남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은 구본준 LG그룹 고문, 4남은 구본식 LT그룹 회장이다. 

구 고문은 미국에서 첫번째 직장생활을 한 뒤 귀국해 금성사(현 LG전자) 상무, LG화학 전무, LG반도체 전무, LG반도체 대표이사, LG필립스LCD 대표이사,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구 고문은 지난 2010년 10월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했고 2016년 2월 LG화학의 등기이사가 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에 관여했다. 큰 형인 구본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후 LG그룹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총괄해 왔다. 2018년 구본무 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같은 해 6월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LG그룹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한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구 고문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떠돌았다. 당시 둘째형인 구본능 회장이 경영하는 희성그룹을 가지고 독립할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LG 계열사 중 일부를 떼내어 독립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구 고문이 LG상사와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은 구체적인 분리안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를 열어 분리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났다. 이를 두고 LG그룹이 구 고문과 결별을 준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넷째였던 구본식 전 희성 부회장도 희성그룹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초 LT그룹을 출범시켰다. 

이들 계열사의 지분확보는 현재 구 고문이 보유 중인 (주)LG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 고문은 (주)LG지분 7.72%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이 지분은 현재 시세로 약 1조원 수준이다.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이다. 

구 고문의 (주)LG 지분 7.72%를 처리하면 1조2000억원 남짓한 계열 분리가 가능하다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구 고문이 보유한 (주)LG 지분과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과의 맞교환 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구 고문이 보유한 (주)LG 지분을 매각해 LG상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핵심 계열사들도 구 고문의 분리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이들은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그룹차원의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외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에서 배제한 시각에 기반한 해석이다. 주력 여부를 떠나 LG상사는 구본준 회장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있었던 만큼 구 회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회사라는 시각도 있다. 

LG상사는 에너지/팜(석탄, 석유, 팜 등), 산업재/솔루션 부문(화학, 프로젝트, 전자/전자부품 등), 물류 부문(해상운송, 항공운송 등)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LG하우시스는 LG화학의 산업재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만든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기업이고, 판토스는 그룹의 물류사업을 담당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들이 꾸준히 건실한 실적을 내는 '알짜배기' 기업들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 외형이 축소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상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0조5308억원, 영업이익은 134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하우시스 지난해 매출은 3조1868억원, 영업이익 687억원이다. 판토스도 지난 2015년 LG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년 영업이익이 늘며 지난해 1127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12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한편, LG그룹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안들을 검토 중이지만 계열사를 분리하는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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