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많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③] 배터리 수명단축에는 눈감은 삼성·LG·SK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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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많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③] 배터리 수명단축에는 눈감은 삼성·LG·SK 빅3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0.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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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주행거리 기술 홍보 열 올리면서… 성능 저하 문제 눈 감은 제조사들
급속 충전, 계절 요인 등 배터리 기술 난제 여전… 충분히 설명하고 개선 노력해야

전기차 배터리 수명에 대해 소비자들이 의구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첫 구매시 완충 후 150km의 주행거리가 5년 뒤 75km로 주는 등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저하로 상당수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준치 이하로 성능저하가 일어나면 무상교환해 준다고 홍보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무상교환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문제를 겪는 소비자들의 사례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소비자 AS 대책은 어떠한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탈많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①] 150km가 75km가 됐다...신뢰 안간다는 소비자들
[탈많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②] 보증기간 내인데도 배터리 교체 쉽지 않아 
[탈많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③] 배터리  수명단축에는 눈감은 삼성·LG·SK 등 빅3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의 입지가 높아졌다. 완성차와 견줄 수 있을 만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달라진 입지에 어울릴만한 소비자 불만 해소 등 적극 행보는 부족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완충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등 성능 저하에 별다른 문제 인식도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완충시 주행거리를 늘렸다는 홍보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국내 제조사 연구진들은 1회 충전에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 기반까지 마련했다고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 CATL과 함께 '100만 마일(160만 km)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역시 자사 배터리의 우수한 경쟁력과 앞으로의 양산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에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 진보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다. '꿈의 소재', '생산 단가 하락', '에너지 밀도 향상', '장수명 배터리 개발' 등 전기차 배터리 기술 향상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소비자들은 실용성 측면에서 내연기관차를 따라잡기에는 멀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겨울철이면 배터리 효율이 40%까지 떨어지는 문제나 급속 충전을 자주 할 경우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낮아지는 등 해결할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 2010년대 초중반 생산된 전기차에서 보증 기간 내인데도 효율이 떨어지는 사례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주행거리 단축 등 전기차 성능 저하 문제에는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완성차 업체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떠넘기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성능 저하 문제는 통상 배터리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개개인의 충전, 운전 습관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내연기관차도 겪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성능 저하 문제가 발견됐다면, 일단 문제가 생긴 완성차 업체에 직접 물어보고 해결할 문제"라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성능 저하라는 얘기에 동의하지 못 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 배터리 성능저하를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계절 요인과 운전·충전 습관에 따라 완충시 주행거리가 절반가량 낮아지는 게 당연하다면 장거리 주행을 하기는 부담스러워진다. 내연차와 실용성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배터리 업계에서는 성능 저하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 B씨는 "배터리 셀을 판매할 때 용량이나 몇 년 동안 몇 사이클의 배터리가 운영됐을 때 용량이 얼마 정도 나온다는 점을 명시한다"며 "스펙 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제조사가 책임을 지고 완성차와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텐데, 성능 저하의 경우 아무래도 전기차를 이용하다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이런 문제 인식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직은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앞으로 열릴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 C씨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에서 설계를 통해 잔존수명을 체크할 수 있게 하고, 결함을 즉각 발견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며 "AI와 알고리즘 기술 등으로 결함 데이터를 수집해 급속 충전 등에도 안전성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성능저하가 발생하더라도 계속 한번 완충시 주행거리가 길어지고 있으므로 이 문제도 해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초기 출시된 전기차 배터리는 한번 충전에 200km가 한계였지만 지금 나오는 배터리들은 500km 이상인 만큼 배터리 주행거리가 짧아지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500km라는 말을 믿고 구매하는 것이니 만큼 배터리 성능 저하를 사전에 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제원을 보고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으려면 현재 과도기 과정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지니고 있는 결함도 충분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나 급속 충전에 따라 수명이 짧아지는 등 문제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지 고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운전자 사용기준 등을 전기차 업체들이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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