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바다도 폭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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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바다도 폭염이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6.09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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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산성화 등으로 죽어가고 있어
기후변화로 ‘해양 생태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어
지구촌 해양 폭염 지도. 강하거나(Strong) 심각한(Severe) 상황임을 알 수 있다.[사진=WMO]
지구촌 해양 폭염 지도. 강하거나(Strong) 심각한(Severe) 상황임을 알 수 있다.[사진=WMO]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

지구의 70%는 바다이다. 지구촌 기후를 조절한다. 수십 억 명에게 식량과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이런 바다가 인간 활동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일(현지 시각) ‘세계 해양의 날(World Oceans Day)’을 맞아 바다 생태계의 현주소를 짚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우리 행성의 허파이자 탄소 흡수의 주인공인 해양은 지구촌 기후를 관장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후시스템에서 초과하는 에너지의 90%는 바다가 흡수한다. 2019년 WMO는 바다 온도와 해수면 상승이 최고치에 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늘날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 해안에 거주하는 많은 이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또한 해양은 점점 더 산성화되고 이 때문에 생물 다양성과 식량 체인에 매우 큰 위험이 찾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행성의 허파’인 해양이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까지 상실해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해양 폭염 지도를 보면 해양 산성화와 탈산소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실이 파악됐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대부분의 대양 폭염 정도가 ‘강하거나(Strong) 심각한(Severe)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지구촌 전체 기후를 조절하는 대양이 그 기능을 상실하면 지구 기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최근 해수면 상승은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구 가열화(Heating)로 극지 얼음이 녹으면서 바다로 흘러들고 이 때문에 해수면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미 해안에 사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는 물론 남태평양 도서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다.

산성화 등으로 해양 생태계 시스템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보면 1993년 이후 해양 온난화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갈수록 더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수면 상승, 바다 얼음 손실, 더 잦은 폭풍 등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해안에 사는 많은 주민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WMO는 다른 국제기구와 함께 지역별 해수면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 변화에 따라 세계 에너지, 폭염, 물과 탄소의 양 등을 측정해 종합적 분석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WMO 측은 “지구촌 기후 관측시스템(Global Climate Observing System, GCOS)과 지구촌 해양 관측시스템(Global Ocean Observing System, GOOS)을 통해 정기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대양과 관련되는 지역에 날씨와 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4월 거대 사이클론 ‘해럴드(Harold)’가 태평양 섬을 강타한 바 있다. 남태평양 도서국인 피지공화국은 당시 피지 기상 서비스(FMS)에 처음으로 도입된 해안 침수예측 시스템을 통해 해럴드에 대한 예측과 경고를 발령한 바 있다. 해안 침수예측 시스템은 지난해 11월 WMO와 우리나라 기상청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WMO 측은 “바다와 접해 있는 국가들은 해양 기후변화에 따라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에 취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관련 시스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우사마테(Jone Usamate) 피지 인프라재난관리부 장관은 “FMS의 혁신적 작업으로 해럴드가 상륙하기 전에 예측과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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