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자본확충 시간 벌었지만 초저금리에 따른 보다 철저한 대비 필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가 1년 연장되면서 보험업계는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IFRS17 도입 시기를 기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연장했다. IASB 위원 14명 중 1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가결 요건은 9명 이상의 찬성이다.
IFRS17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세계 보험회사의 재무 상황을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 비교하기 위해 제정한 원칙이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IASB가 당초 2021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2018년 11월 이사회에서 1년 연기한 2022년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이번 IASB 이사회에 앞서 이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 '스태프 페이퍼(Staff Paper)'에는 보험사들이 IFRS17 시행을 위한 전산시스템 도입과 이를 관리·감독하는 금융당국 체계와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실려 도입 연기가 예상됐었다. 우리나라 보험협회도 2022년 시행은 준비기간이 촉박해 IASB에 도입 연기를 건의했었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시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했을 때 부채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의 부담을 대비해야 한다.
특히 과거에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보험사들은 보험부채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규모가 커지면 적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확충이 필요해 그동안 국내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조달에 분주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14일 1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결정하면서 자금사용 용도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 개선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동양생명이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는데 이 역시 IFRS17 도입에 대비한 자본확충의 일환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지급여력비율 개선에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보험사들이 보유 부동산의 매각 등 몸집줄이기에 나선 것도 새롭게 적용될 IFRS17과 이를 반영한 신 지급여력제도(K-ICS)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서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더 쌓게 된다.
이번 IASB의 IFRS17 도입 연기 결정으로 국내 보험사들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새 규제 제도 시행이 1년 미뤄져 추가 자본 조달을 위한 시간적 부담은 덜었고 좀 더 여유를 갖고 자본확충 계획을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며 ”특히 인력과 자본 부족으로 난감한 중소보험사들은 전산시스템 교체 등의 준비 시간을 벌 수 있어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다만 ”최근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로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고 있어 시간을 번 만큼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