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까지 최저임금 인상 여파 현실화... 롯데·이마트 등 유통대기업 실적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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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까지 최저임금 인상 여파 현실화... 롯데·이마트 등 유통대기업 실적 폭락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2.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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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이익 롯데쇼핑 25%, 이마트 23% 하락... 올해는 더 문제 '전전긍긍'
지난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유통대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전경.

지난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한 여파가 자영업과 중소기업을 넘어 대기업의 실적에도 여파가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저임금 인력 고용이 많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대거 하락하거나, 아예 적자 전환한 것.

지난 14일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7조8208억원, 영업이익 5970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은 -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25.5%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부문에서 타격이 컸다. 마트가 포함된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의 작년 연간 매출은 6조3170억원(-0.1% 감소)이었으나, 영업이익 84억원으로 전년대비 -79%로 감소했다. 또 슈퍼는 62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도 큰 폭의 실적하락을 나타냈다. 14일 이마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8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4% 줄어든 수치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거론하며,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기조에 에둘러 불만을 표시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 측은 “최저시급 인상 등의 요인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다고 원인을 분석했고, 이마트 측도 “지난해는 소비양극화, 최저임금인상,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고객 수가 감소하고 비용이 상승해 대형마트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고 밝혔다.

2017년 최저임금은 2016년 시간당 6470원에서 16.4% 오른 7530원이었다.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비율이 높은 마트 등 유통기업들은 최저임금의 인상 비율이 그대로 판매관리비의 증기로 이어진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저임금이 2018년보다 10.9% 인상한 8350원으로 책정된 올해의 경우에도 유통기업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은 지난해 보다 올해 소비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희망 섞인 전망을 하고 있으나, 올해 경기 상황이 지난해 대비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다른 방식으로 위기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는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경쟁력 확보, e커머스 강화 등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고, 이마트는 앞으로 유통시장이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초저가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방침이다.

한편,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재계의 예상을 넘게 상승하며, 이를 예측하지 못한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특히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이정도 하락했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어려움을 훨씬 더 심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올해는 정부의 방침을 기업들이 어느 정도 예측해 준비했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타격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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