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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부통제 혁신방안' 무색...S증권 직원 투자사기 발생, 회사는 발뺌?
지난해 금감원장-증권업계 CEO 첫대면식은 내부통제 개선이 화두였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내부통제의 성패가 금융회사 스스로 관심과 책임의식을 갖고 조직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감독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의 한증권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고수익 투자를 명분으로 고객과 지인들로부터 수십억원대 돈을 받아 사적으로 운용해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는 직원개인의 일탈이라며 발을 빼는 모양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신영증권 해운대지점 투자상품 상담 담당 A(40)씨가 지난 2일 낮 12시 30분께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도로에 주차 중인 SUV 차량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 경찰의 사망원인 조사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단순 자살 사건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A씨에게 투자금을 맡겼던 투자자가 지점을 찾아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가 고객과 지인으로부터 고수익을 내세워 수십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 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신영증권은 자체 조사를 통해 고객과 지인 등이 A씨에게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확인중에 있으며 피해 금액만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A씨가 높은 수익을 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해 A씨 개인 명의 은행 계좌로 돈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B씨는 "A씨가 친구였고 신주인수권 전환사채는 증권회사 직원만 거래 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계좌로 보내면 회사 법인 계좌로 송금한 뒤 안전하게 투자한다고 해서 지난해 5월부터 3억1900만원을 송금했다"며 "A씨가 카톡으로 회사 HTS 화면을 찍어 보내줬고 10년간 신영증권에 계속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믿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들은 "A씨와 투자상품과 관련해 주고받은 대화와 자료사진 등을 보면 대부분 회사 근무시간이었다"며 "이러한 사기 행각을 사전에 알지 못한 회사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회사 내부 전산망과 A씨가 관리한 거래내용을 확인한 결과 직원 개인 은행 계좌를 활용해 사적인 거래를 했고 회사계정을 통한 고객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일은 회사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영증권이 자체 진상조사과정에서 A씨가 목숨을 끊고 그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맡긴 고객과 지인들로 부터 십억원이 넘는 피해접수를 받은 상태에서도 사과나 투자자 구제대책 등에는 무관심하고 사태확인 운운하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신영증권에서 이번 사건처럼 거액의 투자금이 직원 개인 계좌로 입금돼 사적으로 운용될 수 있었던 것은 증권사의 허술한 내부통제시스템과 책임의식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는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사고는 임직원 개인의 도적적 해이는 물론 관리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대돼 일부 영업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KB증권도 고객의 휴면계좌를 이용한 직원의 횡령사건이 터져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징계절차가 진행중이다.

감독당국도 금융권에 수시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여 금융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림으로써 금융의 지속가능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올해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는 등 어느때보다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회사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 비중을 높이고, 금융회사 준법감시인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높이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지난해 10월17일 발표했다.

삼성증권 배당 사고 등 금융권에 각종 사고가 계속되자 지난 6월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발족해 혁신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발표된 혁신방안은 ▲내부통제에 대한 금융기관 이사회·경영진의 역할 및 책임 명확화 ▲준법감시인 위상 및 준법지원 조직 역량 제고 ▲내부통제를 중시하는 조직문화 확산 유도 ▲내부통제 우수 금융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이다

또, 금융회사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최종 책임을 이사회가 지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도 추진중에 있다.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은 “혁신방안의 내용이 금융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작동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혁신방안 가운데 법규개정 없이 가능한 사항 이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법규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영증권 직원 투자사기와 관련해 해당 증권사로 하여금 자체 점검을 실시해 피해 사실을 파악 중이며 필요할 경우 금감원 직접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내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내부 통제시스템을 점검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된 감독당국의 조치들과 노력은 이번 사건으로 빛이 바랬다. 당국의 의지가 제대로 현장에 먹혀 들고 있는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의구심이 들 정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태 이후로 증권사 직원들에 관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비단 신영증권 사태만이 아니라 증권사 전반적으로 윤리의식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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