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원기철 사장 유임...위기 관리역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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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원기철 사장 유임...위기 관리역량 시험대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1.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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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설이 돌던 삼성카드 원기철 사장이 유임됐다. 

지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 삼성의 보험과 카드사 CEO들은 전원 유임됐다. 

원 사장은 이미 5년여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데다 올 초 금융계열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돼 이번 인사에는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특히 잇따른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등에 따라 올 들어 실적이 악화된 점도 교체 가능성을 높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내년부터 연 매출 5억~30억원의 가맹점에 대해서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8000억원을 경감하는 내용의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해 카드업계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삼성카드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3054억원에 비해 304억원(9.9%) 감소했다.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918억원에 비해 111억원(12.1%) 줄었다. 

올해 삼성카드의 가장 뼈 아픈 대목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의 제휴 해지다. 삼성카드는 18년간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을 맺어왔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은 연간 2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코스트코가 내년부터 제휴 사업자로 삼성카드 대신 현대카드를 선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가뜩이나 저성장 기조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독점 가맹점까지 내주면서 삼성카드의 입지는 더욱 축소됐다.

또, 삼성카드는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란 악재에도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사다. 원기찬 사장 취임 이후 2016년 9월 한때 5만 3300원에 달했던 주가는 29일 마감종가 3만 2100원으로 주당 2만원 넘게 떨어진 상태다.

신용카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 범위 확대, 금리상승으로 조달비용 상승, 법정최고금리 24% 로 인하로 대출수익이 감소하는 등 대처하기 힘든 난제들이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같은 실적 악화는 정부 주도의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른 것으로 지난 5간 삼성카드를 이끌어온 원 사장의 경영 실패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각각 어려운 상황을 보내는 와중 무리한 인사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로 내년 사업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견해다. 

다만, 카드사들과 삼성카드는 최근 몇 년동안 대주주 배당금을 크게 늘려왔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금융정책을 비난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 시장과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는 수년전부터 예고된 일이다. 카드업계가 자구책을 만들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수수료, 금리상승 등은 업계 공통적으로 미치는 것이고, 이들을 수익성 저하의 핑계로 삼아서도 안된다"며, "단기 대응방안이 아니라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 자구책 마련이 근원적인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원기찬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2014년 1월부터 삼성카드로 재직해왔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어느때 보다 힘든 한해를 보낸만큼 내년엔 원사장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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