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인수...더욱 막강해진 금융그룹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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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인수...더욱 막강해진 금융그룹 영향력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09.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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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리딩그룹' 경쟁, 알짜 매물 독식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금융과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금융지주사들이 국내금융시장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5일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렌지라이프(舊 아이엔지생명) 지분 인수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0,000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 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신한금융이 자산 규모 31조의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경쟁사인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그룹으로 올라서게 됐다. 올해 상반기 양측 공시자료에 따르면 KB금융(463조3379억 원)과 신한금융(453조2819억 원) 총자산 격차는 약 10조원이다.

당기순이익에서도 격차가 많이 축소되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7956억 원으로 1조9150억 원의 당기순익을 올린 KB금융보다 약 1200억 원 뒤처졌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1800억 원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할때 신한금융은 지분을 단순계산하면 1100억원가량의 순익을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회장은 일단 이번 오렌지라이프 인수(59.15%)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비은행 부문을 보강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이익(1조7956억원) 중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순이익이 각각 70%, 15%에 달해 편중을 해소할 카드가 필요했다. 

다만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신한금융이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생명보험업 자체가 성장성,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과 통합되지 않고 신한금융의 계열사로서 별도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조직문화와 영업방식 등은 크게 다르다.

외국계 보험사로 출발한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특유의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가 정착돼 있는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젊은 영업사원들의 대면영업이 강점이다. 반면 신한생명은 40ㆍ50대 여성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이 주축이다.

이밖에 오렌지라이프 노조의 고용보장 요구 등도 신한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오렌지라이프 노조는 매각 후 7년간 고용안정 보장, 매각가 10% 규모의 위로금 지급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신한-KB, 리딩금융그룹 경쟁

두 금융지주의 리딩뱅크 경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3년 조흥은행을 인수하며 당시 1위였던 국민은행 뒤를 바짝 쫓았고, 2006년 LG카드 인수로 단숨에 카드업계 1위로 등극한 후 2009년에는 KB금융이 누리던 1위 자리를 가져왔다. 이후 9년간 리딩뱅크는 신한금융의 몫이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똑같은 '인수합병' 전략을 내세운 KB금융에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윤종규 KB 회장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로 손보사를 업계 2위까지 끌어올려 사업구조를 다각화했다.

이어 지난 2016년에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합병해 KB증권으로 재탄생시키며 순익 규모를 늘렸고 이에 힘입어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탈환했다.

더욱 막강해져 가는 금융그룹의 영향력

KB금융은 지난 2016년 대형증권사인 현대증권을 품에 안으며 KB증권으로 재탄생시키고 순익 규모를 늘렸고 이에 힘입어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차지했다. KB증권은 초대형IB 5대 증권사의 하나로 발행어음사업까지 영위하게 될경우 영업력이 한층 배가 될 전망이다.

다만, KB증권이 KB국민은행에 이어 그룹 내 자산 규모 2위임에도 아직 수익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자본시장 부문 내실 다지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그룹 GIB헤드역할을 수행하며 신한금융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어 언제든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증권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상태다. 

생명보험의 경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쳐 신한금융의 자산 규모가 60조원까지 커지면서 삼성, 교보, 한화, NH농협생명에 이어 생보 업계 순위 5위로 부상했다. 사실상 생보사 빅3를 금융지주계열 생보사들이 뒤를 바짝 쫓는 지형도로 바뀌었다.

더우기 KB금융도 KB생명을 확 키워보려는 바램을 갖고 있다. 윤종규 회장도 지난해11월 기자간담회에서 "KB생명보험(생보)가 취약해 보강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한만큼 향후 적정한 매물이 있으면 다시 KB금융도 인수 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손보업계는 1위 삼성화재에 이어 2015년 LIG손해보험을 품에안은 KB손해보험이 단숨에 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상태다. 

인수합병을 통한 리딩그룹 경쟁 지속 전망

앞으로도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전략은 KB와 신한 모두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 적당한 매물이 없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윤 회장님이 인수합병 등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좋은 매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5일 오렌지라이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에서 조용병 회장은 “앞으로도 내실있는 오가닉(Organic) 성장과 국내외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의 지속적인 추진을 병행해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추가 M&A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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