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올해보다 22% 늘어난 2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복지·보건·노동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책정했다.
예산안 증가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높다. 이처럼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려는 것은 양호한 세수여건 속에 일자리와 양극화, 저출산, 저성장 등 당면한 구조적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에 한번 만들어지면 수년간 계속 지출해야 하는 '의무지출'이 크게 늘어나 재정 건전성을 가늠하는 '통합재정수지'는 202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본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41조7000억원(9.7%) 증가한 470조5000억원 규모의 '2019년 예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정부가 31일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법정 시한인 오는 12월 2일까지 이를 심의·의결해야한다.

내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9.7% 증가한 규모로서 2009년 10.6% 이래 10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다. 이는 내년도 경상성장률 전망치 4.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늘어난 내년 예산은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 소득분배 개선과 사회안전망 확충, 국민 삶의 질 개선에 중점 편성했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 19조2000억원보다 22.0%(4조2000억원) 늘려 사상 최대인 23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노인일자리 61만개, 여성 친화적 일자리 13만6000개, 장애인 일자리 2만개 등 취업 취약계층 등에게 일자리 90만개 이상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또 보육교사, 간호간병서비스, 아동안전지킴이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올해보다 6만개 늘어난 9만4000개 창출하고 공무원은 경찰과 집배원 등 현장인력을 중심으로 2만1000명 충원한다.
내년 일자리 예산을 포함한 복지 예산은 162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개 분야 중 최대 규모인 17조6000억원(12.1%) 증액 편성됐다. 이에 따라 복지분야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로 상승,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기초연금(9조1000억원→11조5000억원)과 아동수당(7000억원→1조9000억원) 등을 크게 증액해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원되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2조82000억원이 편성됐다. 올해 2조97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지원금액은 종업원 1인당 13만원으로 유지하되,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는 15만원을 지원한다.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기초연금을 올해 9조1000억원에서 내년 11조5000억원로, 아동수당을 7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늘렸다.
교육예산은 70조9000억원으로 6조7000억원(10.5%)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49조5000억원에서 내년 55조7000억원으로 6조2000억원(12.5%)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복지와 교육예산을 합하면 230조원이 넘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18조6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14.3%) 늘려 12개 분야 중 증가율이 가장 크다.
‘혁신성장’을 지원할 연구개발(R&D) 예산도 20조4000억원으로 3.7% 늘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다.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경제 등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자율차와 드론, 등 8대 핵심 선도분야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방개혁 2.0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방예산은 46조7000억원으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8.2%의 증가율을 보였고, 문화예산도 7조1000억원으로 10.1% 증액된다.
전체 12개 분야 가운데 11개 분야 예산이 증가했고, 사회간접자본(SOC)만 올해 국회에서 확정된 정부 예산안(19조원) 대비 5000억원(-2.3%) 줄어든 18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SOC 관련 예산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2년 연속해서 줄어드는 셈이다.
내년 재정지출 가운데 의무지출 비중은 51.4%로 올해보다 0.8%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 재임 기간 중 확장적 재정 기조는 계속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재정 지출 증가율을 7.3%로 하기로 했다. 앞서 1년 전 잡은 2017년∼2021년 계획 평균 5.8%보다 1.5%포인트 높이겠다는 것이다.
재정 수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리재정수지에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더한 '통합재정수지'는 내년 10조8000억원 흑자를 보겠지만 2020년 5000억원 적자로 돌아서 2022년에는 적자 규모가 19조8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0%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내년 총수입은 481조3000억원으로 7.6%(34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국세수입은 올해 268조1000억원에서 내년 299조3000억원으로 11.6%(31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국세와 지방세)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올해 추경안 기준 19.2%에서 내년 20.3%로 높아져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지방세에 실질적으로 세금과 비슷한 사회보험료까지 고려한 수치인 국민부담률은 올해 26.6%에서 내년 27.8%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와 통계청의 내년 장래인구추계(5181만명)를 기준으로 1인당 세 부담을 추정하면 577만7000원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