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관세폭탄 전쟁, 구광모 LG 회장에 태양광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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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관세폭탄 전쟁, 구광모 LG 회장에 태양광 '불똥' 튀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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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태양광 사업에 영향...회장직 직전 LG전자 B2B사업본부 상무로 근무해 관심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국 제품에 대해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무역전쟁에 나서면서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 LG전자 B2B사업본부에 근무했던 구광모 LG 회장에게도 '불똥'이 튄 형국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세이프가드(safeguard 긴급수입제한) 조치로 25% 관세를 매기면서 LG전자 B2B사업본부가 유탄을 맞게 됐다. LG전자는 미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 중인데 여기에 필요한 장비가 중국산이다. 

LG전자는 미국 정부에 태양광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LG전자는 미국 태양광 공장 건설 등 사업에 있어 일부 피해가 불가피하다. 

구광모 회장은 LG전자 B2B사업본부의 ID사업부장 상무로 근무하던 중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면서 지난 6월, 수직상승해 LG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구광모 LG회장.

LG전자는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체 후 5년 만에 B2B사업본부를 다시 독립본부로 격상해 신설했다. 이전 ID사업부장이었던 권순황 사장은 B2B사업본부장을 맡는 대신 당시 구광모 상무에게 ID사업부를 물려주는 구조였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매출 확대가 커지는 B2B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치였다. 

구광모 회장은 B2B사업본부 내 성장성이 큰 ID사업부를 맡아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B2B사업의 한 축인 태양광 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근심이 깊어지게 됐다. 

구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 근무처가 LG전자 B2B사업본부라는 점에서 ID사업부의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 뿐아니라 태양광 사업도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LG전자가 지난 2008년 태양전지를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본격 뛰어든지 10년이 되는 해이기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당초 LG전자가 태양광 모듈 공장을 미국 현지에 짓게 된 것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 때문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올해 초 한국산 태양광 모듈 제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을 선택했다.

과도한 관세를 피하려고 미국 현지 공장을 짓는 상황에서 이번엔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로 추가로 부담을 안게 된 것. 

LG전자는 야심차게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지만 10년이 되는 현재까지 의미있는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LG전자가 미국 앨라배마주에 2800만 달러를 투자해 건설하는 태양광 모듈공장은 2019년 연간 100만개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약 400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LG전자로서는 태양광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10위권 밖 군소업체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뼈아프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6월, 독일 인터솔라 전시회에서 '태양광 사업에서 2015년까지 선두업체로 올라서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존재감이 미미하다. 

LG전자의 B2B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5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 분기보다는 500억원 가까이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90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소폭 줄었다.   

하반기 시장도 미국의 세이프가드 문제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 보조금이 줄어드는 등 LG전자로서는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말 컨퍼런스콜에서 태양광 모듈 사업에 대해 "글로벌 생산 캐파로 보면 주요 플레이어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이끌어나가기 어렵다"며 "주요 전략 국가인 미국 내 세이프가드 문제나 중남미 신흥국 정세 등으로 3분기에도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주회사 회장으로서 전체 계열사 조율을 하는 역할이지 직접 사업을 관장하는 위치가 아니라는 게 LG의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으로서는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 자신이 몸담은 곳이 B2B사업본부이고 LG전자가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는 측면에서 경영능력의 지표로 지켜보는 세간의 눈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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