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가 '애국마케팅'을 내세워 도시락을 판매하는 동시에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모리나가제과의 아이스크림을 단독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앞서 GS25는 모리나가제과의 밀크카라멜 우유를 단독 판매하다가 소비자들의 항의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같은 제조사의 다른 제품을 들여와 단독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범기업 제품임을 알면서도 판매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GS25는 광복절을 맞아 8월 한달간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독립 투사 이름 스티커를 부착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GS25는 모리나가제과의 '밀크 캐러멜 모나카'와 '말차 캐러멜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모리나가 디저트'가 생산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GS리테일이 독점 수입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지원 위원회가 지난 2012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모리나가는 일본 전범기업이다. 

모리나가는 태평양 전쟁 당시 '모리나가 도시락'이라는 전투식량을 생산했다. 또 모리나가 밀크 캐러멜과 모리나가 드롭스 캔디 등도 군용 식량으로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나가 가문은 아베 신조의 아내 아베 아키에의 외가이기도 하다.

앞서 GS25는 남양유업의 OEM방식으로 생산된 모리나가 밀크카라멜 우유를 단독 판매했다. 이후 모리나가제과가 전범기업임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항의로 판매가 중단됐다. 

이를 두고 GS25가 전범기업임을 알면서도 해당 제조사의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A.씨(28세, 학원강사)는 "전범기업의 제품을 들여왔다가 판매 중단이 됐음에도 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을 들여와 판매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를 무시하는 행위로 느껴진다"며 "한 번은 실수였을지라도 두 번은 고의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GS25는 국가보훈처와 협업해 8월 한달간 '독립 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락에 독립 투사들의 이름을 써넣은 스티커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투사들을 알리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GS25는 도시락을 활용해 '애국' 마케팅을 하는 동시에 매장 한켠에 전범기업의 제품을 '알면서도' 단독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 B씨(25세, 대학원생)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기억하자고 하면서 전범기업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며 "애국심을 이용해 제품을 많이 팔고, 전범기업 여부에 상관없이 제품을 더 많이 팔아 이익을 내겠다는 자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범기업 논란이 일었을 당시 판매를 중단하고, 같은 제조사의 다른 제품을 들여와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기 충분하다. 국민 정서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8월을 맞아 독립투사들을 기리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전범기업의 제품을 단독판매하는 것은 '애국'과 '매국'을 동시에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