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수출 늘었다는데 뜯어보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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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수출 늘었다는데 뜯어보니 '위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7.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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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기저효과, 싼타페·그랜저 판매량↓, 노사갈등에 관세 리스크까지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올해 첫 월 판매 40만대를 돌파했지만 대내외적 악재가 지속되며 위기감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이 더디고, 내수 시장 신차 효과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6월 내수 5만9494대, 수출 35만4728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41만4222대를 팔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해 수치상으로는 판매 회복세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 사드(THAAD) 배치 후폭풍으로 판매량이 반토막났던 작년의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 현상과 더불어, 내수 시장 베스트셀링 카인 그랜저와 싼타페의 판매량이 각각 8945대, 9074대로 1만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 52시간 근무를 두고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판매량은 29만3046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0% 정도 늘었다. 하지만 사드 보복이 있기 전인 2016년 1~5월 판매량이 42만5561대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3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 6월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도매 8만7052대, 소매 5만 133대를 팔았다. 작년 6월에 비해 도매는 148.4%나 늘었지만 소매는 0.2% 증가에 그쳤다. 7월 중국에서 일주일 간의 공장 라인 조정을 대비해 도매 판매를 크게 늘린 것에 비해 일반 판매량 회복세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7년 말부터 현지에서 개발한 차종 출시를 확대하고 있지만 코나는 중국 SUV 시장 경쟁이 격화하며 판매가 감소하는 등 현지에서 개발하지 않은 차종을 중심으로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석한 뒤 "10월 출시하는 현지 개발 차종 라페스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천안 글로벌 러닝센터 ‘첨단 ICT 기반 스튜디오’에서 영상 강의가 진행되는 모습. 현대차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과 기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관점의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판매 성장을 견인하는 교육 허브로 천안 글로벌 러닝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부회장이 올해만 중국 방문을 4번이나 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내수시장에서는 올해 초 반짝했던 신차효과가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판매량도 전년 대비 3.8% 줄었다. 

현대차의 대표적 베스트셀링 세단인 그랜저의 6월 판매량은 8945대로 전월 대비 거의 1500대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출시된 6세대 신형 그랜저는 출시 이후 8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올해 3월과 5월에도 1만대 이상 판매됐다. 판매량이 1만대 아래로 떨어졌던 적은 있지만 9000대 아래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신차 효과가 다해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 SUV인 싼타페는 지난 2월 신형이 출시된 후 4개월 만에 판매량이 1만대 아래로 떨어졌고, 6월에는 전월 대비 600여대 줄어든 9074대를 팔았다. 신차 효과가 5개월도 채 지속되지 못한 셈이다. 

승용과 SUV를 대표하는 주력 차종의 내수 시장 판매 감소는 현대차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게다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되는 임단협과 주52시간 근무를 두고 노조와의 갈등도 발생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2일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65.6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현대차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현대차는 8시간씩 2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량 유지를 위해 1조는 5분, 2조는 20분의 추가 근무를 하고 있다. 노조는 완전한 8시간 근무를 위해 25분의 연장근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사측과 노조의 입장차가 크다. 

사측은 25분 단축에 따른 연간 4만4620대의 생산량을 보전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의 생산량 과대 산정이라며 2000여대가 적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생산량 보전을, 노조는 임금보전을 각각 주장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노조는 임단협을 통해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호봉승급분 제외)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도 주장한다. 

만약 올해도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7년 연속이 된다. 

미국발 관세 부과도 큰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를 이유로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검토중이다. 이에 대한 조사는 3~4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었다. 

이에 현대차가 작성해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 따르면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미국 공장 생산 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연간 30만대 이상이다. 관세가 현실화 되면 프리미엄 브랜드가 약한 현대차의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드 후폭풍과 더불어 겹친 대내외 악재를 현대차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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