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84.6%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찬성하고, 추가 비용으로 월 1만5013원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 비해 찬성은 6.8%p(포인트), 비용 부담은 1333원(9.7%)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탈원전ㆍ에너지전환정책의 성공 요건: 원전 및 에너지 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제는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부 실행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원전과 석탄 발전을 축소하고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찬성 84.6%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연령별로는 30대 89.8%, 40대 89.1%, 20대 87.6%, 50대 82.9%, 60대 이상 74.5%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의 조사와 비교하면 찬성 응답이 6.8%p 증가했다.  

현재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속도가 적당하다는 의견도 10.8%p 증가한 46.6%로 조사됐다.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26.7%에 달했다. 

이같은 결과는 국민들이 원전사고 위험을 가장 큰 외부비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부비용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원전사고가 8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및 원전 해체가 78.9%, 미세먼지 73.8%, 온실가스 68.7% 순으로 나타났다. 

외부비용을 발전원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67.7%로 반대 27.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국민의 57.2%는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과 에너지원의 비용을 함께 고려해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환경과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만든 전기부터 우선 공급해야 한다'라는 데는 33.4%가 동의했다. 

반면 '생산비용이 조금이라도 적게 드는 에너지원으로 만든 전기부터 우선 공급해야 한다'라는 경제급전 원칙에 대한 동의는 8.8%에 그쳤다. 이전 조사에서 11.2%가 동의한 것에 비해 2.4%p 감소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추가 비용으로 월 1만5013원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조사에서 월 1만3680원에 그친 것에 비해 9.7% 증가한 금액이다. 

연령별로는 40대가 월 1만8912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 1만6001원, 50대 1만4510운, 20대 1만3223원, 60대 이상 1만2147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지역이 월 1만7994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지역이 월 1만4180원으로 가장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제는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부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전기사업법 개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조속히 정비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구체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미세먼지 저감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발전량 믹스 중심의 전력공급 정책을 시행할 것과, 에너지 전환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돼야 하는 정책으로 국민적 공감대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현대경제연구원 코스모리서치센터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 유선 RDD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2017년 9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을 바탕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기준 비례할당 추출 방식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