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까지 계속되는 채권추심..."추심원도 '저녁있는 삶'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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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까지 계속되는 채권추심..."추심원도 '저녁있는 삶' 원해"
  • 이단비 기자
  • 승인 2018.04.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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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까지인 채권추심 허용시간, 채무자와 추심원간의 피로 소모 커...추심시간 단축 촉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채무자에게 변제를 촉구하는 채권추심은 법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채권추심원들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근무할 수밖에 없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원에게 추심에 따른 비용이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금지하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추심원에 대한 갑질 관행이 점차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추심을 집행하는 채권추심원은 ‘채권추심 허용시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채권자가 부탁드립니다. 채권추심시간을 단축시켜 주십시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제목의 청원글이 등장했다. 채권추심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한 청원자는 현행 오전 8시에서 오후 9시까지 가능한 추심시간의 단축을 요구했다.

그가 이러한 청원을 하게 된 배경으로는 늦은 시간까지 채무자를 쫓는 추심원도 결국 회사에서는 실적에 따라 임금을 받는 가장 낮은 계층이라는 것이다. 저녁 9시까지 가능한 채권추심시간이 ‘가장 낮은 사람들’의 저녁을 앗아가고, ‘을과 을’간의 불필요한 피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캡처>

그는 “문제는 채권추심회사에 다니는 직원이 정규직도 아닌 일부의 계약직과 대부분의 파견직으로 이루어진 기본급도 없는 가장 낮은 말단직원이다”라며 “매달 채무자에게 회수한 돈이 얼마냐에 따라 당월 급여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에 법적 허용시간인 저녁 9시까지 채무자를 찾아다녀야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렇게 늦게까지 일 하다가 민원이라도 들어오면 이 말단 직원이 다 책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전직 위임직 채권추심원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신용정보회사가 고객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하고 이에 따른 문제점을 추심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진술했다. 추심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이 있어 민원발생 시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각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하는 등 신용정보회사의 불공정 행위를 폭로한 바 있다.

청원자는 채무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임을 설명했다. 그는 “채무자들은 밤낮없이 찾아오는 채권자들 때문에 맘 편히 쉬지도 못한다. 채권자를 피하기 위해 밤 9시까지 공원이나 친척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며 “이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변제능력이 있음에도 채권추심을 받아가며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변제능력이 없는 채무자와 밤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채권추심원들이 실랑이 벌이는 모습은 흡사 사회 최고 약자끼리의 싸움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청원자는 “추심가능시간 단축은 충분히 말이 되는 이야기다”라며 “연락수단은 문자 및 우편 등 많이 있다. 아침 일찍, 저녁 늦은 시간의 추심은 채권자를 괴롭히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심하는 말단직원도 가족이 있고 월급 받아 한 달 사는 이 사회에서 낮은 계층임에도 또 다른 낮은 계층과 피터지게 싸우면서 살고 있다“며 ”정치하시는 분들 누구든 상관없으니 신경써 달라“고 호소했다.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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