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원' 사실상 전멸 '4대그룹 홍보맨'들...탄핵정국 영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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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임원' 사실상 전멸 '4대그룹 홍보맨'들...탄핵정국 영향인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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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인사서 신규임원 선임된 홍보담당자 적어

2018년 4대 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일단락 되며 홍보담당자들의 신규 임원 승진이 전례가 드물정도로 부진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작년부터 대한민국을 휩쓴 탄핵 정국의 여파와 홍보담당의 역할 축소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무술년 임원인사에서 4대 그룹 신규 임원 진입에 성공한 홍보담당자는 삼성물산에서 상무로 승진한 박형근 리조트부문 커뮤니케이션그룹장,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의 지혜령 상무 정도다. 

지 상무의 경우 해외 홍보가 주 업무라는 점에서 사실상 국내 홍보 담당 중 임원 승진에 성공한 경우는 삼성물산 박 상무가 유일해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퇴직 임원 자리를 보충하는 차원에서의 승진이 이뤄졌다. LG그룹과 SK그룹은 전멸이다. 다만 상무에서 전무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경우는 있었다. (주)LG의 유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물산의 신권식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홍보담당자의 임원 승진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로 탄핵정국을 맞아 기업 홍보팀이 크게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CEO의 인식과, 홍보와 마케팅이 각각 분리 및 전문화되는 추세에서 역할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보는 언론홍보 쪽으로 역할이 축소되고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 그룹 PR 등으로 세분화 됐다는 설명이다. 

기업 홍보팀의 본래 임무는 제품 홍보다. 소비자 또는 고객사(社)를 상대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과거에는 제품을 홍보하는 통로가 주로 방송 광고 및 언론에 국한됐다. 그런데 기업 규모가 점차 커지고 제품 하나 하나의 홍보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PR과 같은 임무도 함께 부여됐다. 게다가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홍보 채널이 등장했다. 

이에 제품 홍보는 마케팅 전문가가 주로 담당하게 됐고, 홍보담당의 업무는 제품보다 언론홍보 및 관리쪽으로 영역이 축소됐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기자 출신 홍보담당자들을 대거 영입하기 시작했고, 기대만큼의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신입 홍보맨으로 입사해 홍보팀에서 퇴직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는 셈이다. 

탄핵 정국도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홍보담당자들의 승진이 어려웠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국정농단 사태에 얽혀 연일 관련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홍보팀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불려가고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홍보팀의 노력은 사실상 공염불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언론홍보가 홍보팀의 주요 업무가 됐고, 홍보팀은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대기업 정기 임원인사는 2년간 대기업들이 국정농단, 정경유착에 휘말리며 적체됐던 인사가 한꺼번에 이뤄졌다. 50대 CEO로의 세대교체도 활발히 진행되는 추세에서 전통적인 '홍보맨'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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