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연임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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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연임 물건너 가나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2.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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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에 대한 사정기관 조사·재무통 출신 CEO로 전면 교체 분위기 속 연임 여부 관심 고조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다음달 중순 포스코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의 연임 여부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사장의 연임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대형 건설업계가 당면해 있는 두가지 면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검찰·경찰·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 4대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는 등 건설업계 분위기 자체가 뒤수숭한 데 있다. 다른 하나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CEO들이 줄줄이 ‘재무통’ 출신들로 대거 교체되고 있는 것이 한 사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관심의 배경이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 측은 "2012~2016년 회계자료를 국세청이 조사하고 있다"면서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벌이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조사4국은 주로 국세청장 지시에 따라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는 업무성격으로 인해  국세청 '중앙수사부'로 불린다. 포스코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예민한 사안’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예민한 사안’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곡동 땅’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995년 문제의 이 땅을 매입한 것으로 최근 밝혀지는 등 도곡동 땅을 매개로 MB와 연(緣)이 닿아있다.

검찰이 도독동 땅 거래대금이 다스(DAS)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이미 파악한 상태여서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다스의 소유주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만큼 연임을 노리는 한 사장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건설업계의 재무전문가 출신의 CEO로 업계수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것도 한 사장에게 커다란 부담이다.

한 사장은 중앙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 이후 나이지리아·방글라데시·이란 등 해외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 재무와는 거리감이 있다. 

한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실적부진과 크고 작은 사고로 몸살을 앓았다.

2016년 매출감소와 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2015년 146.9%에서 203.1%로 크게 악화됐다. 매출은 2015년보다 21.5%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부채비율도 나빠졌다. 2015년 말 143%였던 부채비율은 2016년 말 203%로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도 15.5%에서 22.3%로 높아졌다. 실적부진에 이어 한 사장 취임 이전에 발생한 엘시티 비리사태가 재임 기간 중 터져나오면서 갖가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대표직을 맡은 지 불과 4개월만인 그해 6월 경기도 남양주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제4공구 건설현장이 붕괴, 4명의 근로자가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도 악재다.

취임 첫해가 실적부진과 엘시티 비리사태, 붕괴사고 등으로 얼룩진 반면 2017년은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데 힘입어 흑자전환하는 등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작년 3분기 매출(연결기준) 5조1118억원, 영업이익 2268억원, 당기순이익 143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곧 나올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며, 부채비율도 2016년 203.1%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68.8%로 하락했다.

한 사장의 연임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수포로 돌아간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한 사장에게 손톱밑 가시이다. 포스코건설이 미국 부동산개발기업 게일인터내셔널과 공동 추진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에서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말 결국 시공권을 반납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게일인터내셔널과 10여 건의 소송전을 벌이다 지난해 말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는데  사업 중단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포스코건설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의 해외영업통인 한 사장을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영입한 것은 주택사업 외에 시장이 갈수록 작아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일거리를 가져달라는 주문이었으나 한 사장이 그룹의 기대만큼 해외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한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작년 해외에서 모두 15건, 13억9245만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이는  2016에 비해 건수는 5건 늘었으나 계약금액은 29% 급감한 것이다.

이밖에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등 굵직한 해외프로젝트들에 거액의 운전자금을 쏟아부운 반면 채권 회수가 늦어지고 있어 전반적으로 포스코건설의 유동성 부담이 커지는 것도 한 사장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차기 회장군으로 분류되는 이영훈 포스코켐텍 사장이나 최정우 포스코 사장이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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