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관세 철폐에 주류업계, 수입에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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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관세 철폐에 주류업계, 수입에 '열중'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1.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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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수입맥주 관세 3~4프로대로 크게 높지 않아 가격하락폭 크지 않을 것"

국내 맥주업체들이 수입맥주 관세 철폐에 대응해 자체 제품 경쟁력 향상보다는 수입맥수 추가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써머스비 애플

1월부터 미국산이, 7월부터 유럽산 맥주가 차례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인 가운데,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내 대표 맥주회사들이 일제히 외산 맥주 수입 전략을 이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12월 미국 대형 맥주업체인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과 지난달 '밀러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국내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밀러는 그간 국내 중소 수입사들을 통해 국내에 수입돼 왔지만 계약체결 이후부터 롯데주류가 독점적으로 유통·판매한다. 

뿐만아니라 블루문·쿠어스 라이트 등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의 다른 맥주 브랜드도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중인 써머스비 애플에 이어 써머스비 블랙베리도 추가 출시될 예정이며, 유통망을 넓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중 덴마크 맥주 회사인 칼스버그 사와 ‘써머스비’의 정식 수입 계약을 맺고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기린·포엑스골드·크로낸버그·1664블랑·싱하·써머스비 등을 공식 수입·판매하고 있었다.

오비맥주는 모회사 AB인베브(안호이저부시인베브)에서 다양한 맥주를 수입하고 있다. 버드와이저·코로나·스텔라·호가든·레페·레벤브로이·벡스 등 약 20여종의 수입맥주를 유통하고 판매하고 있다. 

"관세철폐로 주류업체들 고민 깊어질 것"

롯데주류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관세가 철폐된다고 해서 수입맥주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저렴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세철폐소식에 조금이라도 저렴해진 가격에 더 다양한 종류의 수입맥주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수입맥주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업체가 생산하는 맥주보다 수입맥주의 인기가 사실상 더 높은 상황에서 국내 주류업계가 매출상승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주류업계의 ‘수입맥주 유통·판매 확대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나온다.

수입맥주를 취급하는 편의점주 A씨는 “퇴근시간이 되면 맥주를 사가는 손님이 꽤 되는데  수입맥주를 많이 찾는 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수입맥주를 들여와 판매하는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체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맥주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수입맥주 소비량이 국내맥주 소비량을 훌쩍 넘으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2018년부터 폐지되는 ‘수입 맥주 관세’가 국내 주류업계 매출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수입맥주는 1월 1일자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고, 오는 7월 유럽 수입맥주 관세도 철폐된다. 

한미 FTA 맥주 무역 협정 세율

국내 맥주 제품이 날개를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주류업계는 대안모색에 힘쓰는 양상이다. 당장은 신제품 개발보다는 인기 있는 수입맥주를 유통·판매 확대를 계획하는 등 ‘수입맥주 열풍’ 바람을 타고 매출 신장을 노리겠다는 의지다. 

 

수입맥주시장 얼마나 커졌나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소비자패널 설문 결과에 따르면 카스·하이트·오비 등 국내 맥주 제품 소비 비중이 2017년 기준 60%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앞서 2012년 국내 맥주 제품 소비 비중이 8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약 20%이상이 감소한 셈이다. 반면 동기간 수입맥주의 수요는 크게 늘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맥주 무역적자 규모도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맥주무역적자는 전년대비 66.1% 증가한 1억 565만 달러(한화 약 161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 맥주 수입액은 전년대비 44.9% 늘어난 2억 6309만 달러(한화 약 281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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