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車, 노조에 "9월25일부터 잔업 전면중단" 통보...통상임금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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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車, 노조에 "9월25일부터 잔업 전면중단" 통보...통상임금 후폭풍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9.2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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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및 일자리 창출 명분 내세워
지난 8월31일 통상임금 1심 선고를 마치고 나온 기아차 노조 관계자 

기아차가 9월 25일부로 잔업을 전면중단키로 했다고 21일 노조에 통보했다. 또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기아차는 이미 9월 한달간 특근을 미실시 중이다. 

잔업중단의 이유로 기아차는 근로자 건강 확보 및 삶의 질 향상, 정부 및 사회적 이슈인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 부응, 사드여파 등 판매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조정, 통상임금 소송 결과 특근, 잔업시 수익성 확보 불가 등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과 실적악화라는 현실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달 31일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1심 선고의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 사측은 1심 결과에 따라 노조에 당장 422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추후 발생분을 고려하면 약 1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통상임금 부담을 줄이길 원하는 사측으로서는 아예 수당이 지급되는 잔업 및 특근 작업 자체를 축소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기아차는 향후 불가피하게 특근, 잔업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교대제 개편 등 대안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통상임금에 대한 부담으로 기존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수당을 줄이고, 신규채용, 교대제 개편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시책에 따른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2013년 10+10 주야 2교대에서 심야근로를 크게 줄인 8+9 주간연속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한 이후, 2017년부터 30분 잔업을 포함한 8+8 근무제를 운영해 왔다. 

중단되는 잔업시간은 광주공장 기준으로 1조 10분, 2조 20분 등 총 30분임. 근무시간은 기존 1조 7:00∼15:50, 2조 15:50∼00:50에서 1조 7:00∼15:40, 2조 15:50∼00:30으로 변경된다. 

소하리ㆍ화성공장은 기존 1조 6:50∼15:40, 2조 15:40∼00:40에서 1조 6:50∼15:30, 2조 15:40∼00:20으로 변경된다. 

2조 종업시간이 기존 야간 12시50분에서 12시30분으로 변경됨에 따라 심야 근로시간이 20분 단축된다. 

또 기아차는 사드 보복,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판매 하락과 재고증가 여파도 잔업 중단 결정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여파,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판매하락, 재고증가로 인해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아차는 올해 7월까지 중국 누적판매 대수가 17만2674대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사드 여파가 집중된 2분기 판매만 감안할 경우, 5만2438대로 전년 동기 약 64%나 감소했다. 

미국시장도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감소, 수익성 하락뿐 아니라, FTA 재협상 압력 등으로 인해 시장전망이 불투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7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나 하락했으며, 하반기에는 1심 판결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1심 판결로 인해 약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임금 1심 소송 판결 이후 잔업 및 특근시 수익성 악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법원 최종심 결과에 따라 과거분을 지급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미래분은 특근, 잔업 유지 시 기존보다 비용이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판매부진, 재고증가 및 영업이익 지속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더해 통상임금 영향 등으로 기아차의 위기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어 원가 경쟁력 확보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특잔업 과다공정 등 신규채용 및 교대제 개편 대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기아차는 항후 특근, 잔업이 불가피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필수근무자’, ‘일부 특근 과다 공정 근무자’ 등에 대해 신규인원 채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교대제 개편, 직무 개선 등 다양한 대안 마련을 통해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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