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WOW와 아이온의 '진영전'을 모바일에서, 액스(A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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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WOW와 아이온의 '진영전'을 모바일에서, 액스(AXE)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7.09.1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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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재미는 덜해도, 새로운 시도를 한 ‘도전적인 작품’
진영전이 특징인 오픈필드 MMORPG '액스'

기대작이었던 ‘액스’가 나오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리니지2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같다'는 얘기다. 고전게임 느낌이 강한 '리니지M'과 달리 3D MMORPG에 퀘스트 위주로 초록색 필드를 달리는 장면이 영락없는 '레볼루션'이었기 때문이다.

출시 전부터 액스의 개발진이 강조했던 부분은 '진영전'이다. 액스의 진영전은 퀘스트를 따라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필드에서 양 진영이 부딪히는 구조다. 이는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호드 대 얼라이언스의 대립구조와 ‘아이온’의 천족 대 마족'의 대결구도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개발진은 모바일에서 이 느낌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면, ‘레볼루션’과 견주어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듯싶다.

 


시스템에 적응한 뒤에 맞붙는 '진영전'의 시작


그렇게 강조한 '진영전'이지만 쉽게 빨간색의 상대방 플레이어는 보이지 않았다. 2-18을 넘기면 분쟁전이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필드에서 만난다고 들었지만 다소 졸리는 ‘자동 진행’, ‘자동전투’가 계속 될 뿐이었다.

22레벨이 되어서야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화면에 갑자기 빨갛게 '당신은 죽었다'라는 메시지가 뜨자 '올 것이 왔구나' 싶었고, 내리 10번 이상 PK를 당하면서 슬슬 호승심 내지 승부욕에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지겨웠던(?) 진행에 대한 보상이 시작됐다.

게임로프트의 '오더앤카오스'

스마트폰 유저가 대부분 인정하는 최초의 3D MMORPG의 원조는 게임로프트의 '오더앤카오스'다. 현재 2편까지 나와 있는 이 작품은 온라인 제품을 모바일로 모사하여 내놓기 좋아하던 게임로프트가 블리자드의 온라인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베낀 것으로, 유저들로부터 '잘 베꼈다'고 칭송이 자자했다.

이 '오더앤카오스'와 '액스'를 비교하면, 상당히 흡사하다. 초반 퀘스트를 통해 게임의 시스템을 익힌 다음, 이것이 지겨워질 때쯤 PK와 RVR이 난무하는 '진영전'이라는 카드를 꺼내 놓는 것이다.

오더앤카오스와 액스가 다른 점은, '자동'과 ‘수동’이라는 부분이다. 액스는 자동으로 퀘스트가 진행되고,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더앤카오스의 그 '수동'의 묘미는 느끼기 힘들다. 길을 잃고 들어서 새로운 지역에서 레벨 높은 몬스터에게 호되게 당하던 그 ‘탐험’의 묘미가 없다. 다만 '레볼루션'의 성공에서도 보이듯이 '자동전투'가 최신 트렌드라 편리하고,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다.

레이드도, 파티도 자동, '분쟁전'만 일부 '수동'

 


눞히고, 눞게 되는 PK, RVR 중심의 게임


대다대(RVR) 전투인 분쟁전에서 이기면 보스를 쓰러트리고 희귀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적 지역을 쓸고 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레벨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인데, 26레벨이 되어 22레벨 유저가 가득한 초보(?) 지역을 휩쓸고 다닐 수가 있다. 물론 무과금이다. 무과금이라도 4레벨 정도 차이가 나면 안심하고 적진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침투'라는 메뉴도 진영전을 부추기는 전투 메뉴다. (자동으로) 파티를 맺고 적 지역에 침투하여 특정 구조물을 파괴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메뉴다. 침투를 하면 상대 진영 유저와의 조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렇게 게임은 낯을 가리는 유저들을 PK와 RVR 앞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다 놓는다.

액스의 점령전

킬 수가 올라가도 랭킹과 보상이 계산되지만, 많이 당해도 랭킹 보상이 주어진다. 침투에 성공하면 보상이 있는 등 어떻게든 양 진영을 맞붙게 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한발 나아가 힐이 되는 캐릭터도 있기 때문에 '탱/딜/힐'의 조직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 정도의 조직적인 공격이 가능하려면 케미 좋은 길드원나 친한 친구 사이여야 하는데, 자동전투에 맞춰둔다면 절대 이런 좋은 구성이 나올 수가 없다.

사냥을 떠나자 3: 12의 구성

 


풀3D 오픈필드와 화려한 스킬을 지켜보는 맛


이미 모바일 오픈필드 MMORPG는 수 없이 있어 왔다. 하지만 ‘액스’만큼 보는 재미까지 주고 있는 게임은 흔치 않다. 고정된 쿼터뷰 시점에서 화면의 확대, 축소가 가능했던 ‘레볼루션’과 달리 ‘액스’는 360도 회전과 아래위 시점 변환이 자유롭다. 심지어 스킬이 나가는 상황에서 유저 스스로 카메라 앵글을 돌려 보다 액티브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던전 스타일의 액션게임은 타격감이 강하고, 오픈필드 방식의 MMORPG는 타격감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액스’는 다르다. 화면 전체가 갑자기 어두워진 상태에서 고공할 위력의 스킬이 적을 향해 뿜어져 나간다. '펑펑' 터지는 화려한 이펙트로 매순간 타격감은 절정에 달한다. 그에 맞춰 적들의 HP도 죽죽 닳기 때문에 액스의 타격감은 웬만한 던전형 액션RPG의 그것을 앞선다.

360도 회전, 상하 이동의 편리함
오픈필드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이펙트와 타격감

 


완벽하진 않지만, 도전적인 작품


자동전투, 자동진행은 분명 최신 모바일게임 트렌드와의 '타협'으로 보인다. '자동'은 이미 대륙에서 국내로 유입되어 '빠른 성장'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정착되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된 탓도 있다.

하지만 오픈필드 모바일 MMORPG에서 RVR을 구현해보자'는 기획 의도도 잘 살렸고, 오픈필드에서 즐기는 던전형 액션 RPG의 이펙트를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신선하다.

액스는 길을 잃고 이 세계에 들어서는 '탐험'의 요소는 적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도전적인 작품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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