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바이오 제약사인 스위스의 로슈(Roche)가 당뇨병 관리 앱을 만든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혈당측정 기술을 개발 중인 애플과 향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 관심을 끈다.
로슈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은 당뇨병 관리를 할 수 있는 '마이슈거(mySugr)'앱을 만든 곳이다.
'마이슈거' 앱은 심각하고 만성적인 당뇨병을 환자가 재미있는 마음으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들은 이 앱에서 자신이 앓고 있는 당뇨병을 하나의 괴물 '몬스터'로 마주하게 된다. 이 몬스터는 사용자가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온순해지기도 하고 험악해지기도 한다.
앱에서 사용자들은 관리 내역을 기록할 수 있으며, 잘 관리를 할 때마다 포인트를 얻게 된다. 포인트로 다른 사용자와 경쟁을 할 수도 있다.
몬스터를 길들이는 재밌는 방식으로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어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 마이슈거 이용자의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마이슈거는 30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자사는 로슈 패밀리에 합류해 오픈 디지털 당뇨병 에코시스템을 개척해나가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자사는 '로슈 당뇨병 케어(Roche Diabetes Care)' 사업부와 많은 협력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플과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오랜 기간 동안 애플이 채혈 과정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돌았고, 지난 5월 팀 쿡 CEO가 애플 캠퍼스 내에서 해당 센서가 탑재된 프로토타입 애플 워치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어 관련 루머가 거의 사실화됐다.
그는 지난 2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을 당시 "나는 지난 몇 주간 혈당 모니터기를 계속 착용 중이었다. 이곳(스코틀랜드)에 오기 바로 직전에 착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수시로 혈당을 체크하는 일은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며,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리고 그 먹은 음식으로 신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당뇨병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희망이 크다"고 밝혔다.
양의정 기자 eyang@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