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글로벌 아이돌’ 제작 돌입… ‘비욘드 빌보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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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글로벌 아이돌’ 제작 돌입… ‘비욘드 빌보드’ 노린다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9.0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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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대규모 오디션 개최
다양한 국적 참가자... 글로벌 영향력 넓힌다
드림아카데미 그룹포토. [사진=하이브]
드림아카데미 그룹포토. [사진=하이브]

하이브가 대중 음악의 가장 큰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과 더불어 더 넓은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하이브의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가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진행된다. 

2년 전에 시동을 건 프로젝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11월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레코드사인 게펜 레코드와 손 잡고 ‘글로벌 오디션’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글로벌 오디션’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미국, 일본, 호주, 영국, 한국 등 총 5개국에서 오디션을 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된 오디션에 약 12만명의 아이돌 지망생들이 참여했다. 

지난 29일에는 6000대 1의 경쟁력을 뚫고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에 참가할 자격을 얻은 20명의 면면이 공개됐다. 한국, 미국, 일본, 태국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벨라루스, 슬로바키아 등 12개 국가 출신의 청소년들이 꿈을 쟁취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하이브의 저변과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시장 내에서의 입지가 더욱 튼튼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는 이미 방탄소년단을 통해 미국 시장 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노하우를 성공적으로 축적했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의 싱글 ‘Dynamite’는 해당 그룹의 분기점을 만든 곡으로 평가받는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에 ‘DNA’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입성한 뒤 ‘IDOL’, ‘작은 것들의 시’를 각각 동차트 11위, 8위에 올려 놓으며 미국의 문을 두드렸다. 다만 니키 미나즈(Nicki Minaj), 할시(Halsey)와 같은 유명 팝스타의 지원 사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1위’의 벽은 뚫지 못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2020년 8월에 발매한 ’Dynamite’를 통해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오르며 ‘케이팝 아이돌’에서 ‘팝 스타 보이그룹’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영어 가사와 더불어 음악 문법적으로 팝에 가까운 형태로 주조된 곡의 색깔이 유효타를 날렸다. 팝과 아이돌의 형식을 버무려내 구축한 독특한 색채가 대중들을 방탄소년단의 세계로 끌어 들였다는 평이다. 

음악 뿐만 아니라 하이브의 외부적인 전략도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하이브는 해당 싱글의 리믹스와 인스트루멘탈 버전을 발매해 보다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틱톡 플랫폼에 멤버들의 댄스 영상을 공개해 ‘댄스 챌린지’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행보를 펼쳤다. 

이에 ‘Dynamite’는 32주 동안 빌보드 차트에 머무르며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후 하이브는 비슷한 전략을 취해 ‘Butter’, ‘Permission to Dance’와 같은 곡들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려놓으며 글로벌 음악 기업으로 거듭났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기자 간담회.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존 재닉 게펜레코드 회장. [사진=하이브]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기자 간담회.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존 재닉 게펜레코드 회장. [사진=하이브]

하이브는 이번 게펜 레코드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관한 노하우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펜 레코드 측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키를 잡은 미트라 다랍 대표는 음악 마케팅 부문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다랍 대표는 워너 레코드를 거쳐 마돈나, 샘 스미스와 같은 팝 스타들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한 바 있다. 톰 마치 게펜 레코드 대표 또한 17년간 음악 업계에 몸 담으며 빌리 아일리시, 에미넴, 제임스 블레이크와 같은 기라성들과 작업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인물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미국 현지 음악 시장 공략에 있어 보다 더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과 같은 북미 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의 참가자들의 국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국적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은 해외 시장 공략에 용이하다. 일례로 JYP의 갓세븐을 들 수 있다. 갓세븐은 태국 국적의 멤버인 뱀뱀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태국 시장을 공략했다. 해당 멤버의 태국 내 인기에 힘입어 갓세븐은 2017년 경 태국 5개 도시 투어를 성사시켰고, 지난 2019년에는 6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의 콘서트를 완판했다. 

이처럼 이번 오디션을 통해 하이브도 글로벌적인 위상을 더욱 드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 정보. [이미지=하이브]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 정보. [이미지=하이브]

특히 아르헨티나, 필리핀 국적의 참가자가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는다. 해당 국가에서 케이팝은 이미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해 뒀다. 아르헨티나는 별도로 케이팝 차트가 마련돼 있고, 필리핀의 해당 국가 내 케이팝 아이돌의 문법을 토대로 결성된 'SB19'가 큰 인기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이처럼 케이팝에 친숙한 토대를 쌓아올린 필리핀,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하이브가 해당 국적을 가진 참가자들이 경연을 펼치는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관심을 촉발, 해당 시장에 보다 성공적으로 스며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하이브 관계자는 “연습생을 발굴하고, 이들을 트레이닝해 데뷔시키는 일련의 제작 시스템은 K-팝 고유의 방법론이자, K-팝 성공을 이끈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이같은 방법론이 보편적인 성공 방정식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나아가 전 세계 대중문화의 방법론 전반을 혁신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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