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대신증권, 창립 61주년 제2의 도약 나서…1999년 이후 최대 실적
상태바
[위기는 기회다] 대신증권, 창립 61주년 제2의 도약 나서…1999년 이후 최대 실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9.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별도 반기 순이익 1200억원 기록
종투사 진입 통한 제2의 도약 나서
양홍석 부회장 이사회 의장 추대
3세 경영 신호탄…"대형사 도약할 것"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출처=대신증권]<br>
[출처=대신증권]

창립 61주년을 맞은 대신증권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사옥 매각을 통해 종합투자금융사업자(종투사) 진입을 노리고 있다. 또 국내·외 주식거래 수수료 및 신용공여 이자율 ‘제로(0)’ 정책을 내걸고 리테일(개인 소매)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 대형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대신증권은 옛 대우증권(現 미래에셋증권)과 순이익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증권사 맏형이었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각국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에 실적 부침을 피하지 못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 68.4%(1929억원), 51.5%(922억원) 내린 889억원, 865억원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적자 69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F&I)의 개발사업인 나인원한남 관련 추가 과세 836억원이 충당부채로 설정된 일회성 요인 탓이다.

올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증시거래대금 증가, 채권금리 하락 등에 지난 상반기 1999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별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 78.7%, 104.2% 증가한 1326억원, 1194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딩(자기매매) 부문 역할이 컸다. 상반기 영업순수익 696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금리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결과다.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으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2분기 전분기 대비 16.2%, 전년 대비 19.2% 증가한 영업순수익 568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총수익은 1057억원이다.

지난 연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메리츠, 하나증권 등 기업금융(IB)에 특화된 증권사들은 리테일 부문 강화에 나선 가운데 대신증권은 이들 중 가장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대신파이낸셜그룹 이어룡 회장. [출처=대신증권]

지난 6월부터 1~7일 구간 신용융자 거래이자를 업계 최초로 0%로 낮췄다. 회사 측은 고객 거래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타사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분석된다.

지난 3년간 회사의 위탁매매 부문 점유율은 ▲2020년 5.2% ▲2021년 4.7% ▲2022년 4.5%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국내주식 매매수수료 한 달 0원, 미국주식 매수수수료 두 달 0원 혜택을 제공하는 '0·0·0 이벤트’를 개시했다. 신용공여 이벤트와 같은 공격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보가 주된 목표다.

이러한 노력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고객 위탁자산은 상반기 66.5조원으로 전년 대비 36%(17.6조원) 증가했다. 홀세일자산을 더한 총 고객자산은 7월 기준 100조원을 넘겼다.

특히 평가금액 기준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인 HNW 고객 수는 상반기 6만명을 넘겼다. 자산은 전년 대비 17.6%(5723억원) 증가한 38조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주춤했던 IB 수익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2분기 수익은 전년 대비 8.7%, 전분기 대비 183.8% 증가한 343억원을 기록했다. 지급보증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200% 넘게 늘어난 영향이다.

시장우려와 달리 부실 부담은 적은 편이다. 대신은 최근 업계 화두인 해외부동산 이슈를 비껴갔다. 미국, 유럽과 달리 일본 시장을 주로 공략한 배경이다. 초저금리, 엔화 가치 하락 등에 일본부동산은 다른 선진국 시장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타 증권사들의 반기 실적 변수가 됐던 CFD(차액결제거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부담이 적었던 영향도 크다. 회사는 고객 위험을 고려해 처음부터 CFD를 도입하지 않았다. 

반기 기준 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8745억원이나 이 중 고위험 PF 브릿지론은 14%에 그친다. 회사의 PF 충당금 적립금은 1분기 반영된 170억원으로 2분기 중 발생하지 않았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덕분이다.

대신증권 본사 사옥 '대신343'. [출처=대신증권]

대신은 반기 최대실적에 그치지 않고 종투사 진입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본사 사옥('대신343')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예상 매각 금액은 6~7000억원 수준으로 가늠된다.

종투사 인가 조건은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이다. 상반기 기준 회사의 자본은 2조261억원으로 1조원가량이 빈다. 종투사 목표진입 연도는 2024년 이내다.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개시할 수 있다. 또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이점도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본사 사옥 매각을 검토하는 중이며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 배당, 본사 외 보유 부동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O(토큰증권)을 통한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인 카사 지분 90%를 인수했다. 대신그룹의 부동산 금융역량과 카사의 플랫폼 경쟁력을 접목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카사는 대신증권 인수 후 다음 달 첫 부동산 공모에 나선다. ‘압구정 커머스 빌딩’이다. 홍재근 카사 대표는 "이번 공모를 시작으로 대신파이낸셜그룹과 카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우량 부동산 물건을 연이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 61주년을 맞은 대신증권은 세대교체의 흐름 한 가운데에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했다. 양 부회장은 양희문 전 회장과 이어룡 회장의 아들이다.

대신증권 송종원 경영기획부문장은 "(지난 상반기) 업력 60여 년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며 "연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춰 대형증권사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