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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의 저승사자 '장하성-김상조'...文 정부의 재벌개혁 수위 관심 집중-재벌개혁과 소득 중심 성장 위한 판 짜기...'김동연-김광두' 보수 아우를 인사

'재벌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재벌 그룹의 폐해와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 개혁'을 위해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각각 등판했다. 이에 재벌 개혁의 강도와 수위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경제공약인 'J노믹스'의 주축이 될 경제부총리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으로 김광두 서강대 교수를 발탁하며 새 정부의 경제팀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 

정재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팀이 적폐청산을 위한 재벌개혁과 소득 중심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효과적인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좌)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우) <사진=청와대>

장 실장, 김 위원장 등은 오랫동안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강력한 재벌 개혁을 주장해 왔으며, 특히 범4대 그룹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온 만큼 재계 역시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강력한 재벌개혁 드라이브는 오히려 경제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집중, 전자, 서면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이사 분리선출 등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쟁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수단이 부족하다"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 실장, 김 내정자 등 두 사람이 재벌과 경제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만큼, 점진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장 실장은 "두들겨 팬다는 재벌개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김 내정자는 "재벌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며 "법을 잘 지키라는 의미"라고 말해 급진적인 개혁 추진보다는 경제 시스템 개선에 무게를 둘 것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장 실장의 인선을 발표하며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과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변화 및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적임자로 경제사회적 양극화 완화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장하성 신임 정책실장 "기업 소득 늘어도 투자확대 없어...사내유보금만 쌓아놔"

정책실장에 지명된 장 교수는 現경제개혁연대의 전신인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재벌의 경영권 승계, 순환출자구조 개선 등에 대해 꾸준히 쓴소리를 내 온 대표적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장 실장은 지금까지 경제정책의 큰 패러다임이었던 성장을 통한 소득 향상을 주장하는 낙수효과 논리는, 결과적으로 소득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며, 불공정한 경제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기업의 소득 증가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쌓이게 만든다고 강조해 왔다. 현재 100조원대로 추정되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에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또 장 실장은 198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해 계열사간 부당거래 문제를 제기하며 13시간30분의 '마라톤 주총'을 벌이고, 1997년 제일은행 주총에 소액주주로 참석해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물었던 일화도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철수의 사람'으로 알려진 장 실장의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장 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으나 안철수 후보의 국민정책 본부장을 맡았고, 후보단일화 이후 당시 문 후보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장 실장에게 민주당 비대위 자리를 제안했으나 장 실장은 이를 고사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장 실장을 설득했고 장 실장도 "이 정부가 들어선 후 이뤄진 인사들을 보며 스스로 감동받았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시니 더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며 직을 수락했다. 

장하성-김상조 투톱 체계...김동연-김광두 발탁으로 보수 아우르는 재벌개혁 의지

이에 앞서 지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역시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최고의 삼성 지배구조 전문가로 꼽힌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간의 관계를 조목조목 지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의 검찰' 역할을 하는 공정위와 국가 경제정책 전반을 구상하는 정책실장에 진보적 학자가 내정됐다면, 경제부총리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에 각각 임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과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현장과 보수층을 아우를 인물로 평가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좌)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우) 내정자 <사진=청와대>

김동연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 경제금융비서관, 궁정과제비서관 등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부친 사업이 실패하며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경야독으로 행시에 합격해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내며 업무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다. 또 예산과 재정 집행에 능통한 전문가로 통한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 경제정책을 입안한 김광두 내정자는 2012년에도 박 전 대통령의 대선을 도왔던 보수성향 학자다. 2012년 대선 이후 박 정부와 거리를 두던 그는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 합류하며 'J노믹스'를 입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김 부의장 임명을 직접 발표하며 "김 위원장은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 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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