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2금융권 대출 중단 사태, 원인은 빅테크 아닌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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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2금융권 대출 중단 사태, 원인은 빅테크 아닌 금융당국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3.01.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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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와의 수수료율 차이보다 조달금리 상승폭 더 큰 상황
금리 인상 폭 고려하지 않은채 ‘법정최고금리 20% 제한’ 그대로 방치
대출중개 플랫폼을 운영 중인 네이버페이와 토스. [사진=각사 홈페이지]
대출중개 플랫폼을 운영 중인 네이버페이와 토스. [사진=각사 홈페이지]

제2금융권이 대출 중단 사태의 원인을 금융당국이 아닌 빅테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제2금융권 측은 조달금리 상승과 법정최고금리 20% 제한 등으로 인해 역마진이 발생했지만, 빅테크가 제2금융권 상대로 은행권보다 높은 대출중개 수수료율을 부과해 대출을 중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 주장대로 대출중개 수수료율을 조정한다고 대출 중단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시장금리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가 연동되는 ‘법정최고금리연동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빅테크는 은행권을 상대로 평균 0.4%의 수수료율을 부과했지만, 저축은행 상대로는 평균 1.7%의 수수료율을 부과했다. 또한 플랫폼 초기에 책정한 수수료율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이는 제2금융권 영업점 수수료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즉, 빅테크가 제2금융권을 상대로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면, 플랫폼 초기 때부터 문제의식이 제기돼야 한다.

더불어 은행권과의 수수료율 차이보다 조달금리 상승 폭이 더 큰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이 조달금리를 낮추거나 법정최고금리 제한을 올리는 등의 해결방안이 더 필연적이다.

즉, 제2금융권 대출 중단 사태의 원인은 빅테크보다 안일한 금융당국의 대처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높아져만 가는 금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4년 전에 측정한 법정최고금리 20% 제한을 그대로 둔 탓이다.

이로 인해 조달금리와 법정최고금리 간 격차가 줄어 제2금융권의 역마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 [출처=금융감독원]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만일 금융당국이 법정최고금리연동제를 도입한다면 최대 27.9%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출중개 수수료율 인하보다 법정최고금리 인상이 더 시급한 이유다. 1%대의 대출중개 수수료율을 0%대로 낮추는 것보다 법정최고 금리를 20%에서 27.9%로 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간담회 이후 제2금융권 대출 활성화를 위해 후속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상한을 기존 16.3%에서 17.5%로 1.2%P 상향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시장금리와 연동하는 방안 검토에 돌입했다고 밝힌 만큼, 얼마나 이른 시일 내로 법정최고금리연동제를 도입할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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