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오르고, 車보험료 내리고...최대 수혜 손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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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오르고, 車보험료 내리고...최대 수혜 손보사는?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1.0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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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실손보험료 인상·車보험료 인하
차보험 비중 낮은 메리츠화재 최대 수혜 전망
소비자 관심이 높은 실손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내년 보험료 조정이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출처=Pixabay]
[출처=Pixabay]

올해부터 실손, 자동차 보험료가 달라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볼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자동차보험보다 실손보험(장기보험) 비중이 큰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의 실적 개선이 예측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손해보험사는 실손보험 전체 인상률을 평균 8.9%, 자동차 보험료를 2% 수준으로 인하한다.

실손보험료의 경우 1세대 6%, 2세대 9%, 3세대 14% 등 세대별로 인상률이 다르게 책정된다. 이 중 실손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3세대 인상률이 14%로 가장 높다.

주된 원인은 막대한 실손보험금에 있다. 백내장 수술, 도수 치료 등 비급여 부문에서 일어나는 보험금 누수 문제다. 지난 한 해 4대 비급여 항목으로 나간 돈만 1조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배경에 지난해 손보사의 실손손해율은 130%에 육박했다.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적자만 3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커지는 실손보험 적자 폭을 완화하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이번 인상은) 실손보험료 증가에 부담을 느끼는 기존 1~3세대 가입자를 4세대 실손으로 전환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실손 4세대는 구조적으로 1~3세대보다 과잉 진료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은 만큼, 전환 가입자가 증가하더라도 손해보험사 입장에서 크게 부담 가질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손보사는 실손과 달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수준으로 인하한다.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손해율 개선은 자동차보험 인하로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고율 감소로 손해액이 줄어들었고 보험 가입 대수가 늘며 전체적인 보험료 수입이 늘었다.

대형 5개사(삼성, DB, 현대, KB, 메리츠)는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지난 4~5월에 자보료를 1.2~1.3%p 내렸다. 작년 10월 삼성화재를 비롯한 손보사 평균 손해율은 79.0%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80%대를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출처=성일종 의원 SNS]<br>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촉구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출처=성일종 의원 SNS]

당국의 의견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보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고물가 시대에 물가안정을 위해 보험료를 인하할 것을 줄곧 요구해왔다.

메리츠화재는 이 같은 보험료 변화의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 대비 자동차보험 비중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비율은 8.0%로 삼성화재(29.7%), DB손해(27.9%), 현대해상(27.3%) 등 경쟁사를 큰 폭 밑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실손손해율이 높은 일부 회사의 경우 실제 인상률은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험료 인상 및 인하 요인이 상쇄되는 가운데) 자동차 비중이 낮은 메리츠화재의 이익증가율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도한 실손보험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인상률은 3년 평균 11.7%를 기록했다. 특히 3세대 가입자들의 불만이 크다. 3세대 실손보험은 가입자 수가 738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25.5%에 달한다.

올해 14%의 보험료가 오르면서 3세대와 4세대 실손보험료의 차이가 연 10만원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3세대 소비자들은 보험료 인상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과도한 인상으로 인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실손 가입 고객은 “실손에 대한 배신감이 크다”며 “처음에 가입할 땐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었는데 거의 두 배로 인상이 되는 등 사기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만큼 업계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120%가 넘는 상황에서 3세대는 5년 만에 보험료를 인상했다. 그동안 적자 심화가 누적돼 보험료 인상은 피치 못할 상황이다"며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에 선순환적인 거래를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 현장 등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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