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 가입 시 태블릿 기깃값 없이 준다고 해놓고 매달 단말깃값 청구돼”
-전자서류상에는 태블릿값 명시됐다?...“대리점에서 교부한 자체계약서가 원본과 다른 탓”
-KT “사실관계 확인 필요할 것...불완전판매 있을 시 조치 내리고 고객 안내하고 있어”
일부 KT 대리점에서 계약서 원본과 다른 자체계약서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를 속여 끼워팔기 등 불완전판매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KT 대리점에서 발행하는 이른바 ‘자체계약서’에 의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올 초 인터넷과 TV 설치 상담을 위해 인근 KT 대리점을 찾아갔다가 직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할 시 태블릿 제품을 사은품으로 주고 무료로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A씨는 달마다 요금을 조금씩만 더 내면 품질 좋은 인터넷과 TV를 이용할 수도 있고 동시에 이 혜택들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직원의 안내대로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했다. 특히, 태블릿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 이끌려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얼마 후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달마다 나오는 통신요금 고지서에 태블릿 단말기 할부금이 빠져나가고 있던 것. A씨가 받은 계약서에는 태블릿 기깃값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음에도 말이다. A씨는 즉시 대리점 측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구두로 충분히 안내했다는 설명이었다.
KT 고객센터 문의 결과 전자서류상에는 태블릿 단말기 요금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씨가 대리점으로부터 받은 자체계약서와 전자서류에 기재된 내용이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다.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처음에는 내가 안내를 잘못 들었나 의심도 했지만, 계약할 때 직접 서명한 원본 계약서와 대리점에서 발급해준 자체계약서가 서로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를 상대로 사기를 쳤구나 하고 확신했다”라며,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원본과 다른 계약서를 주면서 태블릿값을 청구하고, 앞에서 안내할 때는 계속 할인을 받는 거라고 얘기하며 고객을 속이는 대리점의 영업방식에 분노가 치밀 노릇”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B씨와 C씨도 각각 다른 지점에서 이와 유사한 피해 사례를 주장했다.
B씨는 친형과 함께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위해 KT 대리점을 찾았다가 일정 기간 월 요금제만 내면 태블릿 기깃값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안내받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현재 계약한 지 1년이 넘도록 단말기 할부금이 청구되고 있다.
B씨는 “계약 당시 6개월간 태블릿 통신요금제에 가입을 유지하면 이후 해지하더라도 단말깃값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안내받아 가입했으며, 이는 그 자리에 있었던 우리 친형도 똑같이 들은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리점에서 교부해 준 계약서에는 직원이 사인펜으로 쓱쓱 적어낸 ‘태블릿+요금 11000원’이라는 글씨만 있을 뿐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라며, “대리점 측에서는 이 메모를 빌미로 충분히 안내해줬으며 분명히 고객이 동의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지금까지 태블릿 기깃값을 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C씨 또한 부산의 다른 지점에서 같은 일을 겪었다. C씨는 “어머니 핸드폰을 바꿔드리려고 KT 대리점을 갔는데 최신폰으로 가입할 시 월 요금제만 결제하면 태블릿을 공짜로 준다고 분명히 안내받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라며, “이후 다른 대리점에서 어머니 핸드폰 요금제를 확인하러 가보니 태블릿 기깃값이 매달 6000원 넘게 결제되고 있었으며, 그때 총 기깃값도 처음으로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C씨가 계약 당시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받은 계약서에도 ‘태블릿+요금 11000원’이라는 내용 외에는 관련해서 다른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다.
C씨는 “상식적으로 환갑이 넘은 어머니가 태블릿 기기까지 구매하고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으며, 대리점 측에서는 고객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해 더욱 화가 났다”라며, “이번 일로 알아보니까 KT 대리점에서 나와 같은 피해를 본 사례가 정말 많았고, 괘씸해서라도 법정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이외에도 KT 대리점이 고객을 대상으로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자체계약서를 이용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주장의 민원이 다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라며,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지속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받고 있으며 필요한 조처를 하고 고객에게 문자로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통신사 대리점에서 가입 상품에 대한 계약을 진행할 시 계약서 작성에 면밀한 주의가 소비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법률 전문가는 “원본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계약서를 소비자에게 교부한 행위는 명확하게 원칙을 어긴 것이지만,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소비자의 주의도 요구된다”라며, “계약 내용을 설명하는 직원의 말을 녹음하는 등의 방법이 추후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