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파이터’로 변모…금통위, 기준금리 1.50% 인상
상태바
‘물가 파이터’로 변모…금통위, 기준금리 1.50% 인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4.14 1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통위 기준금리 1.50% 인상
고물가 대응…尹 입김 영향 미쳤나
美 고강도 긴축 따른 부담 작용
[출처=한국은행]

14일 초유의 총재 직무대행 체제로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했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도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와 미국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 우려를 경계한 조처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에서 1.50%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파이터로 변모한 한국은행…尹 당선인 입김 영향 끼쳤나


이창용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출처=IMF]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물가가 중심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1% 오르며 10여 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과 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원자재 가격상승 영향이 컸다.

전달 물가상승을 주도한 에너지 및 농산물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3.3%)도 마찬가지로 2011년 12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러한 물가세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고물가 추이가 적어도 올 한 해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통력직인수위원회는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물가에 대한 특단의 대처를 요구했다'며 한은과 이와 관련한 비공개 간담회를 추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금통위 결정을 두고 윤 당선인 측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4일 금통위 이후 한은과의 간담회를 협의 중"이라며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이 금리 등은 정부와 협의하게 돼 있어 종합적으로 협의해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원 대변인은 금통위 독립성을 고려해 "(인수위가 한국은행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된다', '내려야 된다' 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가계부채 감소세에도 금융불균형 문제 커…"금리 시그널 필요"


[출처=금융위원회]

가계부채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한은은 가계부채 총량이 1800조원에 달하는 등 아직까지 통화정책의 역할이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작년 7월(10%)을 정점으로 지난 달까지 8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달 1조원 감소하며 마찬가지로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3월 감소폭은 전달(-2000억원)과 비교해 5배 가파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감소세에도 이창용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 관련 사전질의에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가조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총재 후보자는 여전히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답변했다"며 "민간 부채발 금리 인상 필요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빅스텝 가능성에 기준금리 격차 더 벌려…"금리역전은 과도한 기우"


미국 연방준비제도. [출처=Fed]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오는 5월 빅스텝 단행에 따른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도 이번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보다 한 템포 빠르게 기준금리를 총 3차례(0.75%p) 인상하며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유지해왔다. 통상 미국의 금리가 한국을 웃돌 경우 수익성과 안정성이 더 높은 달러자산으로 외국인 자본이 이탈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 3월 물가상승률이 8.5%에 달하는 등 겉잡을 수 없이 치솟으며 빅스텝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국은 이미 지난 달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다음 달 빅스텝 단행 시 그간 벌려왔던 금리격차를 바짝 좁히게 된다.

다만 이번에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하며 이에 대한 정책적 여유를 더 벌게 됐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는 0.75%p다. 또 이 가운데 한미 금리역전이 과도한 기우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메리츠증권 윤여상 연구원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아지면 외국인 자본유출로 금융시장이 혼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그렇지만 글로벌 자금이동이 단순히 금리차에만 영향 받는 것이 아니며 과거 미국과 몇 번의 금리역전에도 국내 금융시장 견실함은 유지되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