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글로벌 기준과 국내 기준 같을 수 없다"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게임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완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내의 경제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하지만, 아직 게임 속의 경제활동이 실물경제로 연결되는 것을 놓고서는 우려의 시선이 많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쌀먹' 유저들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관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쌀먹이란 게임 아이템 혹은 재화 등을 팔아 쌀을 사 먹는다는 뜻으로,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벌 목적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과거에는 '리니지', '디아블로2' 등의 많은 MMORPG게임에서 현금 거래가 종종 이뤄졌지만, 이후 사기 사건 등이 다수 발생하며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게임 아이템의 현금 거래 금지'를 약관에 명시한 상태다.
하지만 '로블록스', '제페토'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흥행을 거두며 게임 내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로블록스'를 통해 벌어들인 자체 통화인 '로벅스'를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역시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하는 일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게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게임 내 재화를 통해 현금을 얻는 일을 본업으로 삼는 사람의 경우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대신 재화를 얻기 위한 일과 버그를 찾아내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어 게임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게임물관리위원회 역시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시키는 일에 있어 선을 긋고 있다.
송석형 게임위 등급서비스팀장은 "게임은 어린 이용자들도 할 수 있는데 돈을 목적으로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글로벌 기준과 국내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음지에서 다수의 게임을 대상으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 시장의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데 이를 법 테두리 안에서 허용시켜 유저들을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불어 메타버스에 쏟는 유저들의 노력이 날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시키는 일이 합법화된다면 이를 보상받을 수 있어 유저들에게도 환영할 일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NFT는 원래 이용자에게 있어야 할 게임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개발사·운영사가 대신 소유할 수 밖에 없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시킨다"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게임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게임산업의 신성장 모델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게임업계 내에서 상반된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는 탓에 단기간에 메타버스 플랫폼 내의 재화를 현금화시키는 일이 허용되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수의 게임사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고, 해당 분야에서 규제로 인해 해외 플랫폼에 경쟁력이 뒤처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성인 유저에 한해 현금화를 허용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대를 앞두고 플랫폼 내의 경제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게임기업들 사이에서 다각도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무조건적인 규제는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어 가장 피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