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이슈] 한 풀 꺾인 공모주 투자 열풍?…하반기 IPO 대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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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이슈] 한 풀 꺾인 공모주 투자 열풍?…하반기 IPO 대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5.2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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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들, ‘공모주 대박’ 노렸지만…대형주부터 중소형주까지 고전 면치 못해
- 남아있는 IPO 대어들, 예정된 ‘악재’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에 이상기류가 불고 있다.

역대급 IPO 대어로 불리며 '따상'을 넘어 '따따상'까지 기대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초라한 상장 기록을 남겼고 공모주 열풍을 타고 주식시장에 데뷔한 기업들은 상장 후 급락세를 타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단위의 몸값을 자랑했던 대형주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공모주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대기 중인 기업들로 향하고 있다. 아직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름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운영사 크래프톤,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이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공모주 투자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상장 기업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소형주 중에서는 상장 직후 공모주를 하회하는 가격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만 되면 무조건 이득 본다?”…상장 후 초라한 성적표 받아든 종목들


최근 청약 열풍이 불며 공모주를 받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아무리 쌈짓돈을 짊어지고 가도 운이 나쁘면 한 주도 받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하지만 청약 경쟁률 기록만큼 놀라운 성적을 내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최근 SKIET는 공모 과정에서 잇달아 신기록을 경신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SKIET는 8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았지만 따상에 실패했다.

20일 오후 4시 SKIET는 시초가였던 21만원을 한참 밑도는 14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1.39%(2000원) 떨어진 주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18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보다 참혹한 성적을 기록 중인 종목도 여럿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29개 기업 가운데 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은 7곳이다.

그 중 하나는 17일 상장한 씨앤씨인터내셔널이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청약 경쟁률 898대 1을 기록했으나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게 책정됐고 결국 시초가였던 4만7250원보다 12.91% 떨어진 4만1150원에 장을 마쳤다. 이튿날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반등에 성공했으나 공모가에 못 미치는 기록이었다. 20일 씨앤씨인터내셔널은 4만1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뉴욕 증시의 하방압력 등 악재가 겹쳐 국내 증시의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IPO 대어들의 성적이 좋지 않고 상장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평가 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공모주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있어 당분간 공모주 열기가 잦아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IPO 대어들, 다시 공모주 투자 열기에 불 붙일까…전문가들, “신중한 투자해야”


하반기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게임 IPO 초대어라고 불리는 크래프톤은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다. 카카오 계열사들도 유가증권시장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는 국내 온라인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비슷한 시기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연내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 증권시장에 ‘예정된 악재’가 있어 IPO 대어들 역시 고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금리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존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으나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몇몇 참석자들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 경우 어느 시점에서는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위원회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등장한 것은 이번 의사록이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 분명한 악재로 작용한다. 국내 증시 역시 최근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시장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하반기에 상장하는 기업들 역시 하방 압력을 받아 예상 이하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투자를 권유하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가는 시장에서 정하는 것이라 섣불리 말할 수 없다”면서도 “상장 전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기업들이 적정 주가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추종 매수를 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판단한 후 투자를 해야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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