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페이스북의 M&A 사례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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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페이스북의 M&A 사례와 전략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8.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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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을 통칭하는 GAF(Google, Amazon, Facebook)의 성장 역사는 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한지 20년이 채 안된 이들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단기간에 ICT 산업의 판도를 변화시키며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났다. 

GAF가 인수한 기업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범위가 매우 넓으며 포트폴리오 또한 다양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DIGIECO)는 보고서를 통해 GAF의 창업부터 현재까지의 M&A 흐름을 분석하고 주요 사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ICT 산업에서 M&A가 갖는 역할과 의미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구글, 검색엔진으로 시작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구글은 M&A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오늘날 구글의 대표 서비스 대부분은 2001년~2007년까지 Phase1 기간(아래 표 참조)에 인수된 서비스들이다. 

2003년 어플라이드세맨틱스(Applied Semantics)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현재의 애드센스가 됐고, 짚대쉬(ZipDash), 웨어2(Where2), 키홀(keyhole)은 구글맵의 기반 기술이 됐다. 

2006년 16억달러에 인수한 유튜브는 당시 고평가 논란이 있었으나 현재는 구글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2008년~2011년까지 Phase2 기간에는 70여개의 M&A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커머스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2011년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사들이며 스마트폰 제조업에 뛰어들었고, 2008년 론칭한 'Google+'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셜 게임업체 슬라이드닷컴(Slide,com), 소셜덱(SocialDeck)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페이스북에 대항코자 했다. 

이 기간 구글이 M&A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시장 경쟁 심화, 주가 하락 등의 악재 속에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토로라가 2014년 레노버에 28억달러에 매각된 것처럼 당시 인수했던 하드웨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커머스 사업 대부분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들이 실패하며 구글의 M&A 전략은 잠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부터 구글의 M&A 전략은 변화를 보인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며 자체 개발보다 해당 분야의 핵심 플랫폼과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해당 플랫폼에 서비스가 가능한 업체들을 연달아 인수하며 단기간에 신사업 상품을 완성했다. 

알파고로 유명해진 AI 플랫폼 업체 딥마인드, 홈 IoT 플랫폼 기업 네스트랩스, 클라우드 플랫폼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르비테라 인수가 대표적이다. 

2015년 구글은 지배구조 전면개편에 착수한다.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구글에서 추진했던 신사업들을 자회사로 전환하여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신사업 추진 현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 아마존, 전자상거래에서 AI, IoT, 클라우드 선두 주자로

아마존의 M&A 트렌드는 전자상거래 중심에서 클라우드, IoT 까지 점점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Phase1부터 Phase2 까지는 스마트폰, 전자책 리더기 등 고객 접점 디바이스부터 로봇 기반 물류까지 전자상거래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M&A가 진행됐다. 

스크린터치 기술업체 리퀘비스타, 로봇 기반 물류회사 키바가 대표적인 인수 사례로 꼽힌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Phase3 기간동안 아마존의 M&A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 : Amazon Web Service) 중심의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데이터 마이그레션 업체 아미아토, 영상처리 업체 엘리멘탈테크놀로지스, 소프트웨어 업체 클러스터크,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나이스를 연달아 인수해 관련 기술들을 AWS에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이 인수한 기업들 중 각각 5억달러와 3.7억달러라는 거액이 투자된 엘리멘탈테크놀로지스와 안나푸르나랩스가 특히 눈에 띈다.

엘리멘탈테크놀로지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로 인터넷 게임 방송인 트위치와 함께 아마존의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체 안나푸르나랩스는 IoT 부품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당시 안나푸르나랩스의 반도체 기술은 아마존의 사내 클라우드센터의 운용 효율화 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6년 안나푸르나랩스가 IoT 관련 장비 와이파이 라우터에 들어가는 반도체 알파인을 출시하며 아마존은 IoT 부품 시장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동영상, VR/AR 시장 선점

페이스북은 앞선 기업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새로운 M&A 포식자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 직후인 2005년~2008년까지 Phase1 기간동안 페이스북은 M&A에 소극적이었다. 

아이디어 도용 문제와 관련해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와 법정 공방까지 벌였던 커넥트유, '좋아요' 기능을 추가한 프렌드피드 인수가 그나마 대표적인 M&A 사례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Phase2 기간부터 페이스북은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금까지 약 60여개 기업을 사들였다. 

Phase2는 소셜과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M&A가 집중된 시기였다. 당시 스마트폰 증가, 유사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장으로 시장의 경쟁이 치열했다.

페이스북은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친구 찾기' 기술을 보유했던
옥타젠, 사진 공유 업체인 디비샷(Dvvyshot)을 인수하며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경쟁사였던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13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작은 스타트업 이었지만 4000만명의 회원 수를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IPO를 한 달 정도 앞둔 상황에서 M&A를 통해 경쟁사를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

UI/UX 전문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한 것도 눈에 띈다. 모바일 앱 개발 업체 스냅투, 디자인 전문회사 소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디자이너 인재를 확보하고 페이스북의 모바일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예를 들어 스냅투는 페이스북에 인수된 후 피처폰용 페이스북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피처폰 사용자를 공략할 수 있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Phase3 기간은 동영상 스트리밍, AI, VR/AR 분야 M&A를 확대하고 있다. 

트래픽, 체류시간 증가를 통해 광고 매출 향상을 노리고 있는 것
으로 분석되며,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 업체인 퀵파이어를 인수하며 페이스북의 동영상 서비스 품질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AI 분야는 이미지, 음성 인식 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인 페이스닷컴, 음성 인식 API를 개발하는 위트에이아이(Wit.ai)가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스북의 VR/AR 시장 진출은 23억달러라는 거액으로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VR을 문자, 동영상 이후의 차세대
미디어로 보고 인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2015년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가상현실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하며 오큘러스를 VR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할 의지를 나타냈다.

앞으로 페이스북의 M&A 방향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 2016'에서 발표된 '페이스북 기술 로드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커버그가 직접 발표한 기술 로드맵은 향후 3년, 5년 그리고 10년에 걸친 세 단계로 구분 되어있다. 향후 3년 페이스북 에코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집중, 5년은 비디오, 검색,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제품 강화. 10년은 AI, 모바일 VR, 소셜 VR,
드론, 인공위성, 통신 인프라 등 ICT 융합에 집중하겠다고 되어있으며, 로드맵에 있는 계획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네 가지로 정리되는 GAF의 M&A 전략

지금까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M&A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핵심 사업 강화' 전략이다. 핵심 사업 시장의 빠른 시장 선점과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다. 

구글이 사업 초기에 지도, 광고, 동영상 등 검색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수한 것이나, 페이스북이 '좋아요', '친구 찾기', '사진 공유' 등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거점 확보' 전략이다. 핵심 플랫폼을 선점하고 관련 서비스 업체를 빠르게 인수하는 방법이다. 

구글은 홈 IoT 플랫폼 업체 네스트랩스를 인수한 후 온라인 에너지 모니터링 업체 마이에너지, 홈 모니터링 업체 드롭캠, 홈 자동화 업체 리볼브를 연달아 인수하며 스마트 홈 사업에 진출했다.

세 번째는 '기술 융합형' 전략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의 음성 인식기술은 기존에 인수했던 음성 인식 업체 얍, 문맥 검색 업체 이브이아이(EVi), TTS(Text To Speech)업체 아이보나의 기술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R&D 차원의 M&A 전략으로 주목 받고 있다.

네 번째는 '인재 확보' 전략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수익모델이 없더라도 자사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인수합병을 통한 인재 확보를 뜻하는 Acqu-hire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M&A가 실패할 확률은 최소 50%~90%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M&A를 적절히 활용해 ICT 산업의 경쟁 구도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의 M&A 행보를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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