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한국기업 대응은④항공] 친환경·고효율 항공기 중심 탄소절감 집중...'지속가능성' 위해 고민할 시점
상태바
[기후변화, 한국기업 대응은④항공] 친환경·고효율 항공기 중심 탄소절감 집중...'지속가능성' 위해 고민할 시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4.2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행기, 운송수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최다...항공산업, 전 세계 탄소배출량 2% '책임감'
-대한항공, 친환경 항공기 B787-9 추가 10대 도입 계획...바이오 연료 시범 운항도
-아시아나, 연료 효율 30% 좋은 A350 도입...제주항공, 최적고도 순항, 비행거리 단축 노력
- 올해부터 ICAO 탄소상쇄·감축제도 영향권..."한국 대응 소극적...민관이 머리 맞대야" 지적도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기후 정상회의를 개최됐다. 기후변화라는 세계적 위기에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는 데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탄소 가격제와 배출권 거래제 확대 등의 정책들이 제시됐다. 

한국은 올해 들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는 탄소중립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2개 업종별로 탄소중립위원회를 가동하는가 하면 기후변화대응의 기본법이 될 탄소중립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난제에 국내 기업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사진=대한항공]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빠지지 않는 카테고리가 항공업이다. 항공기는 탄소배출량이 높은 이동수단으로 지목돼서다. 유럽환경청(EEA) 조사에 따르면 항공기는 기차, 자동차 등 교통수단 가운데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았다.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1명이 1㎞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85g으로, 104g인 자동차의 2배, 14g인 기차의 20배 수준이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2~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캐나다 또는 인도네시아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한다. 게다가 항공산업은 향후에도 지속 성장이 예견돼 있어 항공사별 탄소 감축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에선 친환경·고효율 항공기 도입을 중심으로 탄소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친환경 항공기 적극 도입...에너지 최소화 '총력'

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은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 드림라이너 10대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했으며 10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B787-9 드림라이너는 보잉의 차세대 첨단기술이 집약된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라며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됐으며,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탄소배출량은 20% 적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환경부에 바이오 항공유의 생산‧보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는 앞서 2017년 실험적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기에서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를 5% 혼합해 사용한 바 있다.

[대한항공 2020 지속가능보고서 캡처]

바이오 항공유는 곡물이나 해조류, 폐식용유, 산림 부산물 등에서 뽑아낸 성분을 가공해 만든 연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따르면 바이오 항공유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연료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어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엔진 세척, 경제항로 운영, 항공기 역추력장치 사용축소 등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적용 중이며 해외 생태림 조성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A350·A321-neo 등 기존 항공기 대비 20~30% 연료 효율이 좋은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연료절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 중이다. 특히 이륙 전에서부터 이륙, 운항, 착륙, 정비, 관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에너지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활주로 중간 진입 이륙과 경제속도 운항, 단축항로 운영, 항공기 지상이동 시 일부 엔진 정지, 엔진출력 최적화, 최적연료탑재 정책, 기내 탑재 중량 관리 등을 시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아시아나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 고객처럼 소중히"라는 슬로건 아래 항공업계 최초로 1996년 ISO 14001을 인증 받은 이후 전직원이 친환경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 서비스업계 최초 녹색기업지정, 온실가스 배출량 자발적 검증, 환경성적표지 인증 등 녹색기업으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선 제주항공의 친환경 행보가 눈에 띈다. 제주항공은 2017년부터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탄소저감 비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기 내에서 사용하는 일반 빨대와 종이컵, 비닐 등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했다.  

또 2018년부터 제주지역의 대학생들과 함께 한라산 및 바다와 해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줍는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적고도 순항, 비행거리 단축, 착륙 후 엔진 1개 사용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경영인증원에서 제주항공 이철행 상무가 황은주 원장(사진 오른쪽)과 함께 인증서와 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 한국경영인증원(KMR)이 선정하는 '그린스타(GREEN-STAR)'인증에 3년 연속 LCC 부문 1위로 선정됐다. 그린스타 인증은 KMR이 소비자가 직접 친환경상품 인식도 등을 평가하는 리서치 작업을 거쳐 상품·서비스를 선정하는 친환경 인증제도다.

국내 11번째 항공사인 에어 프레미아도 최근 친환경 항공기 B787-9를 1호기로 도입했다. 심주엽 에어 프레미아 대표는 "보잉 787-9 항공기는 친환경 고효율을 자랑한다"면서 "안전 운항에 중점을 두고 새 비행기로 고객을 편안하게 모시겠다"고 밝혔다.

한국, 항공산업의 탄소절감 노력 소극적이란 지적도..."민관이 머리 맞대야"

다만 한국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항공산업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은 이미 역내 국가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반 정책 마련에 나섰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항공기 엔진 성능 강화, 바이오 항공유 사용, 수소 및 하이브리드 항공기 개발 등이 동원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에선 바이오 연료와 합성 연료 개발은 향후 수세기 동안 항공산업의 탄소감축에 필요한 가장 유망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는 5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연료를 공항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바이오 항공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바이오 연료 개발뿐 아니라 사용 기준 등 관련 제도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지속가능한 연료를 개발하고 이를 확대하는 문제는 개별 항공사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올해부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상쇄·감축제도에 영향을 받게 됐다. 2020년 이후 규정된 배출한도를 초과한 항공사는 '배출권'을 사서 초과분을 상쇄하는 규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CAO의 탄소감축 규정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이 급감해 당장의 큰 고민거리는 아니지만, 국제선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되는 2027년부터 의무 이행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생존을 다투는 항공사들도 있지만, 사전 대비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항공, 정유사 등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