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단가 인상, 택배기사들은 박수치지만...자영업자들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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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단가 인상, 택배기사들은 박수치지만...자영업자들은 '피눈물'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4.1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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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택배사 평균 150원~200원 올라... 과로사 방지 및 가격 현실화
경기 침체로 힘든 상황에서 소상공인 사장들 "더 힘들어질듯"

택배가격 현실화를 부르짖던 택배기업들이 이달부터 택배비 인상에 나섰다.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 등 이른바 메이저 택배사가 택배비를 앞다퉈 인상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 속 온라인 판매 소상공인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의 업무과정은 물론이고, 10년째 택배 단가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다"며 "이젠 출혈경쟁에서 벗어나야할 때"라고 이번 인상의 의미를 밝혔다. 

16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비 인상을 단행했다. 한진택배도 공식적으로 인상 발표는 안했지만 최근 현장은 금액 인상이 확실한 분위기다.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은 4월 1일부터 소형 상자 택배 요금을 기존 1600원에서 1850원으로 250원 올렸다. 소형 상자는 전체 배송물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물량이 많다. 소형 상자보다 더 큰 상자의 경우 1800원에서 300원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3월부터 소형 상자 1650원에서 1750원 100원 더 큰상자는 1750원~1900원 150원 인상됐다.  

과로사방지기구, "택배 단가 인상은 택배노동자 살리는 길"

택배이용 횟수 추이 [출처=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코로나 19로 택배이용 횟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택배사들은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이하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는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으로 택배비 가격 인상이 확정됐다. 이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택배사 최초로 3월부터 택배비를 인상했고,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안과 별개로 4월부터 인상을 단행했다. 

이날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는 택배기사의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배송 물량을 30% 줄이는 대신, 15% 분은 배송 수수료 인상으로 나머지 15%분은 분류 인건비 지급으로 택배기사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택배시장 평균 단가 추이 [출처=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소상공인들은 불경기 지속에 택배비 인상... 이중고

반면 소상공인들은 지속되는 불경기 속에 택배비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천 청라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의류를 판매하는 이 모씨는 “코로나19로 총 매출이 40% 떨어진 상황에서 택배비가 오르면 업체 부담으로 더욱 힘들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피터지는 경쟁으로 택배비 인상때문에 쉽게 가격을 올리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서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일본 영양제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하 모씨는 “코로나19로 일본에서 영양제를 수입해 판매하는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 택배비까지 올라서 너무 힘들어 사업을 접을까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 회사들은 택배회사와 계약을 할 때 택배 물량이 많은 대형업체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택배비 인상으로 택배사들과 택배기사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소형택배 기준 평균 150~250원을 추가 부담하게 돼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백승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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