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네이버, 이커머스 1위 경쟁 격화...배송 역량 강화·유료회원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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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네이버, 이커머스 1위 경쟁 격화...배송 역량 강화·유료회원 확보가 관건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4.05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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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CJ대한통운·신세계 동맹 결성...물류·상품경쟁력 강화
쿠팡, 물류센터 확대·유료회원 상관없이 무료배송 한시적 도입
(왼쪽) 한성숙 네이버 대표, (오른쪽)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각 사]

이커머스 1위를 차지하기 위한 네이버와 쿠팡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당일배송을 도입, 이마트·신세계와의 동맹력을 살려 유료회원을 늘리는 등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유료멤버십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등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부터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한정 기간동안 로켓배송상품에 대해 가격 상관없이 하나만 주문해도 무료배송된다. 다만 대상 고객과 기간은 예고없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해 기약이 있는 듯 없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쿠팡이 반(反)쿠팡 연대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위 쿠팡, 100조원 가치 인정받자...네이버, 신세계·CJ와 전략적 동맹으로 응수

지난해 추정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시장 1위는 네이버(28조원)다. 그 뒤를 잇는 쿠팡(22조원)은 지난달 미국 뉴욕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확보한 5조원의 자본금을 확보해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이에 네이버도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으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에 이어 지난달 신세계그룹과는 2500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를 통해 신선식품·패션뷰티 명품 등 신세계의 강점과 네이버의 플랫폼 경쟁력 결합 시너지가 예고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장보기, 신세계백화점 패션·뷰티 명품 등의 강점을 갖추고 있고, 네이버의 플랫폼과 결합해 새로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 AI기술 등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소 셀러 등 파트너들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메가물류센터 구축 협의를 시작했다. 또 신세계·이마트의 7300개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네이버 장보기에서 당일배송, 익일배송을 도입하거나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스마트스토어 신선식품 배송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과 협의해 풀필먼트 물류센터 규모를 17배 키우는 것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전용 물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고객사들은 주문 다음날 도착하는 익일배송, 새벽에 받는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 등 다양한 유형의 라스트마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5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물류창고 개수는 CJ대한통운이 208개, 쿠팡은 164개로 집계됐다. 쿠팡이 이커머스 업체 중에는 가장 넓은 자체배송 커버리지를 보유한 상황이다.

5조이상의 풍부한 자금력으로 물량공세 예고..."물류센터로 압도한다"

쿠팡은 IPO 자금을 활용해 국내에 100만평 이상의 풀필먼트 부지를 확보해 빠른 배송 강화를 예고했다. 현재 쿠팡은 30개 이상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갖췄다. 우리나라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 센터에서 7마일(11.3km) 이내에 있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이에 이어 지난해 말 택배사업자 면허를 재취득했다. 이를 통해 올해 풀필먼트 사업을 본격화해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물량도 쿠팡을 통한 배송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쿠팡이 직접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물량 비중은 80% 수준, 로켓배송 중 20%는 한진택배 등의 택배업체들이 배송 대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회원 확보에도 경쟁이 한창이다. 쿠팡은 월 2900원에 '로켓 와우'로 로켓배송 서비스뿐 아니라 OTT(온라인 영상서비스)인 '쿠팡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또한 '플러스 멤버십' 혜택 늘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달 31일 '네이버 커머스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주주서한을 통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핵심 경쟁력은 외부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최근 OTT '티빙'과의 콘텐츠 제휴를 완료했고, 대한항공과 2월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마일리지 혜택 연계를 논의 중"이라며 "이번 이마트·신세계 제휴를 통해서는 전국 이마트·신세계 매장에서의 네이버페이 적립과 무료 배송 등 온·오프라인을 통합할 수 있는 혜택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대표는 "지난해 말 25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숫자는 올해 말 누적 6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로켓와우 회원수는 470만명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은 그간 각각 다른 포지션을 맡고 있었다. 쿠팡은 주로 직매입을 통해 로켓배송(당일배송)이라는 물류경쟁력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여왔다. 그와 반대로 네이버는 주사업이 포털사이트로 시작한 만큼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해오며 물류 경쟁력을 키우고, 브랜드스토어를 통한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일각에서는 쿠팡과 네이버를 경쟁관계라기보다 협력관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관계이기도 하지만, 네이버 쇼핑의 외부 쇼핑몰 거래액 중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해 양사의 협력관계가 틀어질 경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반쿠팡연대가 형성된 만큼 경쟁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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