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스마트폰시장 ③] 국내 스마트폰 홀로 남은 삼성전자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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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스마트폰시장 ③] 국내 스마트폰 홀로 남은 삼성전자의 과제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4.13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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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비중 점차 감소…HW제조사→ SW·서비스 기업
중국 스마트폰, LG전자 빈자리 채우며 급성장
삼성전자, IoT·AI와 연결되는 생태계 확장 필수

삼성과 애플이 각 25%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두 기업의 방향성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중시하며 신기술을 발표해 나가는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다져나가며 하드웨어는 기술이 안정된 이후에 출시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기와의 호환이 애플처럼 원활하지 않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iOS를 개발·운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기기에 최적화해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은 2년만 지나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불가한 반면 애플은 8년이 지난 폰의 업그레이드 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건 이런 차이 때문이다. 두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녹색경제신문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註)>

혁신은 연구개발 자금을 얼마나 갖고 있냐와 상관없습니다. 애플이 매킨토시를 출시했을 때 IBM은 연구개발에 최소 100배 이상의 비용을 쏟고 있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인력을 갖고 있느냐,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 결과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Steve Jobs

[사진=Stanford 유튜브 캡쳐]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은 수많은 기기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는 데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애플과 달리 삼성은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은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카메라 전문 업체인 올림푸스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협의중에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면서 갤럭시S22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삼성이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중의 하나는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개발 업체들과의 정면전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특히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샤오미나 오포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우게 되면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입지는 위태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전문 업체인 올림푸스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협의중에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갤럭시S22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렛츠고디지털]

삼성전자, 점유율 세계 1위 자리 지키기 어려워...중국 스마트폰, LG전자 빈자리 채우며 급성장

해외에서는 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스마트폰이 LG전자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주로 북미와 남미에서 판매량이 높았다. LG 스마트폰 전 세계 판매량의 약 60%는 북미에서 나오며, 약 20%는 남미에서 나온다. 북미에서의 점유율은 약 10%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였으며, 중남미에서는 삼성, 모토로라, 샤오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는 LG와 유사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모토로라의 수혜가 있을 수 있으며, 삼성도 A시리즈로 중저가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일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남미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와 같은 중국 브랜드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샤오미·오포 등 중국 빅3 업체가 LG폰의 시장을 다수 잠식할 경우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 자리를 지키는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는 불과 2% 차이로 분기별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점점 높아지는 기술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애플, 제품군 고른 성장 보여...콘텐츠 분야 확장하며 꾸준히 성장

삼성이 보급형폰 및 프리미엄폰으로 점유율 세계 1위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애플과 같은 '생태계' 구축이다.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나 늘었음에도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2019년(61%)에 비해 2%포인트 줄었다. 애플의 생태계 자체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노트북과 태블릿, 웨어러블은 물론 서비스 매출 역시 모두 두 자릿수대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를 함께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기와 운영체제를 모두 만들고 그 안에서 연동되는 어플리케이션까지 서비스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이 때문에 기기간 연동성이 뛰어나 한번 애플 생태계에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락인’ 효과가 매우 강하다.

아이폰의 매출 비중이 줄면서 전체 매출은 늘어난다는 것은 애플 제품군 안에서 선순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지난해 기준 아이폰 사용자는 약 10억명인데, 이들이 보유한 애플 제품의 수는 평균 1.65개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아이폰 외에도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애플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서비스 부문과 제품군의 상승효과에 의한 ‘열매’를 수확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최근 몇 년간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등의 서비스 상품군은 물론 가상·증강 현실, 헬스케어 등의 콘텐츠 분야를 확장하는 것도 이를 고려한 포석이라고 볼 수ㅇ 있다.

애플 제품은 서로 쉽게 연동되는 장점이 있어 사용자가 타사로 이동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효과가 있다. 이것이 바로 '락인'전략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삼성전자, IoT·AI 등과 연결되는 생태계 확장 필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하이엔드 급 프리미엄폰이라도 애플의 로열티나 서비스 시장은 아직 못 따라가고 있으며 중국 업체는 가격과 기술력 부분에서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밑에서 올라오는 중국 업체를 견제해주던 LG가 사라졌기 때문에 삼성의 저가폰이 바로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윤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전략팀 팀장은 "삼성은 고급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포트폴리오가 다양한데, 저가 브랜드는 중국폰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인도 등 신흥 시장 진입 위해서는 저가폰을 가져가야 하며, 하이엔드만 가져가기에는 애플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제조업 경쟁력을 가져가면서도 애플과 같이 연관된 서비스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매출이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전체 매출 중 서비스 부문 비중이 20%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157억6천만 달러(약 17조6천748억원)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IM사업부 전체 매출(22조3천400억원) 규모에 가깝다. 아이폰 판매를 뺀 서비스만으로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 전체 매출과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내는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전무한 수준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김 팀장은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되면 훨씬 더 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며 "삼성이 지금처럼 잘하고 있는 제조업 경쟁력을 가져가면서도 이와 연관된 사업, 특히 향후 IoT나 AI랑 연결되는 사업을 찾아야 하는 게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월 11일(현지시간) 온라인 개최하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1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이라는 주제로 혁신 기술과 비전을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캡쳐]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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