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2주년③] 5G 산업의 또 다른 '기회의 땅' B2B…"이통사 영향력 더 막중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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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G 상용화 2주년③] 5G 산업의 또 다른 '기회의 땅' B2B…"이통사 영향력 더 막중해져"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07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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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 5G 통한 BC2 사업은 물론 B2B 사업 개척에도 적극적…사업 다각화 가능
-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가속화…이통3사의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역량 집중에 용이해
- 국내 기업들도 5G망 구축에 열의 보이고 있어…28GHz 대역 특화망 구축이 관건

2019년 4월 3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이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각자 행사장을 마련해 첫 5G 개통자를 맞이하고 이를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5G 상용화 2년 차에 접어든 지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왔다. 5G 서비스를 필두로 네트워크 강국을 이뤄냈다는 자찬 속에 불안정한 품질, 부족한 커버리지 등 사용자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최초라는 타이틀에만 매달려 성급하게 5G 상용화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통신업계도 할 말은 있다. 전국 5G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벌인 것은 물론, 향후 여러 산업과 연계한 혁신적인 ICT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G 사업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방향, 녹색경제신문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5G 이동통신 기술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네트워크 서비스는 아니다. 초고속, 초저지연의 특성을 갖춘 5G 기술은 미디어·콘텐츠,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등 여러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기존에는 불가능하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해낼 수 있다.

5G와의 융합을 통한 사업은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산업단지와 공장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와 교통 안전 분야에서도 5G와 관련한 실증 사업 진행이 한창이다. B2B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B2B 영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들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5G 기술이 기업과 기업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교두보'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는 셈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5G를 통한 B2B 사업은 도입 및 성장기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에는 매우 중대한 사업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회선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만큼 이통사들도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SKT]

이통3사,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 B2B 사업 '본격 시동'

스마트팩토리란 제조 및 생산과정에 ICT 기술을 결합시켜 각 공정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지능형 공장을 뜻한다.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공유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품질 관리에도 용이하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서는 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줄 5G망이 요구된다. 또한 각각의 데이터를 취합하고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AI 기술도 함께 필요하다.

이는 모두 이통3사가 탈통신으로의 전환을 위해 강조해 온 기술로,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자연스럽게 이통3사의 차기 '격전지'로 떠오르게 됐다.

SKT는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 공장에 5G망과 5G 기반의 MEC(데이터가 수집되는 현장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산 결과를 적용하는 기술)를 구축하며 스마트팩토리 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중소제조기업의 빠르고 저렴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적용을 돕기 위한 구독형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송풍기 생산 업체인 동양과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KT는 지난 2019년 스마트팩토리 사업 강화를 위한 동맹을 맺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산업용 로봇 기업인 현대로보틱스, 미국의 공장 자동화 머신비전 1위 업체 코그넥스 등을 든든한 우군으로 맞이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6월 공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AI 기술을 통해 제품 검사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KT 5G 스마트팩토리 비전’을 선보였다. 4개월 뒤에는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하는 데 성공했다.

LGU+는 지난해부터 '5G 기업전용망'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나서고 있다. 5G 기업전용망은 사무실·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기기, 업무용 단말의 통신 데이터를 5G를 통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제공하는 전용 네트워크 서비스다.

또한 LGU+는 보다 정밀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난 2월 AI 솔루션 전문업체 원프레딕트와 '예지보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예지보전은 설비의 진동, 소음, 온도 등을 데이터로 취합해 필요한 시점에 미리 유지 보수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로, LGU+는 해당 서비스를 다양한 범위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5G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도 이통3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SKT와 KT는 지난 2018년 서울·제주·광주·울산 4곳에서 진행된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실증 사업을 수주해 5G망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C-ITS는 주행 중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상황과 더불어 급정거, 낙하물 등의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으이다. 각 이통사는 5G 센서와 IoT를 구축하고 데이터 수집 및 안전정보 전달을 위한 5G 관제센터를 운영하며 기술력을 갈고 닦았다.

LGU+는 당시 C-ITS 실증 사업을 수주하지는 못했으나,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실증 빅데이터 관련 관제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44곳의 지자체가 C-ITS 실증 사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으로, 이통3사가 맡게 될 자율주행 사업의 규모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KT]

기업들도 5G망 구축에 '주목'…통신업계 역할 더 중요해져

국내 기업들의 5G망 구축에 대한 열의는 뜨거운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노키아와 노키아 벨 연구소가 한국을 포함한 총 8개국, 6개 산업의 의사결정권자 16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30%는 현재 5G망을 구축한 상태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내 5G 투자할 계획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94%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밝혔다. 이준성 노키아 코리아 CTO는 "한국은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 시대에 맞춰 전사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등 기술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비롯한 20여개의 기업은 지난 1월 5G 특화망 구축에 참여할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G 특화망은 건물이나 공장 등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5G망으로, 해당 시설에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에 이통3사는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할 28GHz 대역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공장 등을 중심으로 B2B용 28GHz 대역의 5G를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스마트팩토리나 실감형 콘텐츠 체험관 등에 특화된 5G 맞춤형 네트워크로 산업의 혁신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디지털 뉴딜'과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전반에 걸쳐 ICT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5G의 중요성 또한 함께 대두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5G망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통사들의 5G망 투자 계획이 그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통3사가 현재 전국에 설치한 28GHz 기지국 수가 45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지난 2018년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에서 28GHz 대역을 할당받는 조건으로 올해까지 각 사별로 1만50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할 것을 약속했는데, 지금까지의 성적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나 다름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통사들이 28GHz 대역 낙찰을 위해 6223억원을 쓰고도 정작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3.5GHz 대역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이통사에 할당한 28GHz 대역을 과감하게 회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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