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2주년②] 속도·커버리지 세계 1위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과제'…5G 향한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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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2주년②] 속도·커버리지 세계 1위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과제'…5G 향한 엇갈린 시선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0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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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 "5G 인프라 구축에 힘 써와"…국내 5G 기지국 수 증가, 평균 다운로드 전송속도 향상 등
- 다수 시장조사기관에서 국내 5G 서비스가 속도, 커버리지, 가용성 등에서 모두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 반면 소비자 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수준…소비자단체 "5G 상용화 2년이 지나도록 기지국 부족하고 통신불통 "

2019년 4월 3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이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각자 행사장을 마련해 첫 5G 개통자를 맞이하고 이를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5G 상용화 2년 차에 접어든 지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왔다. 5G 서비스를 필두로 네트워크 강국을 이뤄냈다는 자찬 속에 불안정한 품질, 부족한 커버리지 등 사용자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터져나왔다. "최초라는 타이틀에만 매달려 성급하게 5G 상용화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통신업계도 할 말은 있다. 전국 5G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벌인 것은 물론, 향후 여러 산업과 연계한 혁신적인 ICT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G 사업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방향, 녹색경제신문이 3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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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지 2년 차에 접어든 기념비적인 날에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가시방석'에 앉은 분위기다.

최근 5G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쌓인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 기자회견 등 강력한 대응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5G의 불만족스러운 속도와 커버리지, 5G 구축망에 대한 투자 감소, 5G 서비스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 등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3사는 5G 기지국 구축을 포함한 설비투자(CAPEX)에 총 7조4558억원을 집행했다. 2019년 8조7807억원과 비교하면 15% 가량 감소한 수치지만, 당시의 투자 규모는 5G가 첫 상용화 되던 시기인 만큼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내 5G 발전은 결코 약화된 것이 아니다"며 "5G 인프라 구축에만 이통3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5조원을 넘게 투입했는데 이는 역대 통신 인프라 투자 중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통3사의 투자에 따라 전국에 설치된 5G 기지국 수는 지난해 1월 9만2000개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16만6250개로 크게 늘었다. 이통사 별로는 SKT가 4만9637국, KT 5만1662국, LGU+가 6만4951국이다.

옥외 기준 이통 3사의 5G 커버리지는 과기정통부 조사 기준 서울이 425.53㎢에서 478.17㎢로, 6대 광역시는 931.67㎢에서 1417.97㎢로 개선됐다. 이통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정부 조사 기준 지난해 상반기 656.56Mbps에서 하반기 690.47Mbps로  33.91Mbps 가량 향상됐다.

해외와 비교하면 좀 더 뚜렷한 격차가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스피드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은 5G 평균 다은로드 속도 429Mbps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 호주의 성적인 142Mbps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다.

또한 옴디아의 '5G 시장 진화 평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주파수 가용성, 상용 서비스, 커버리지, 가입자 수와 비중, 생태계와 정책 등 전 분야에 걸쳐 1위를 차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는 5G망 공동구축을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높이는 등 5G 설비투자에 노력해왔다"며 "올해 역시 전국 85개 주요 행정동 내 다중이용 시설 4000여 곳과 지하철 및 고속도로에 추가로 공동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속도·커버리지 세계 1위여도 만족도는 '바닥'…이통사와 소비자의 상반된 시선

통신업계와 다수의 시장조사업체들의 자료를 종합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5G 인프라를 구축한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5G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이러한 지표들과는 전혀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지난 2019년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5G 가입자 3만32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5G 데이터 만족률은 LGU+가 33%, KT 32%, SKT가 31%로 이통3사 모두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통3사의 LTE 서비스 평균 만족률은 53%로 훨씬 높았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이  5G 가입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5G 서비스 이용 시 불편한 점을 묻는 질문에 ‘체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52.9%(423명)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커버리지가 협소함’이 49.6%(397명), ‘요금제가 비쌈’이 48.5%(388명), ‘커버리지 내에서 5G 대신 LTE로 전환됨’이 41.6%(333명)를 차지했다.

지난 5일 4개 시민단체가 진행한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참여연대]<br>
지난 5일 4개 시민단체가 진행한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참여연대]

5G 가입자들의 누적된 불만은 결국 단체 행동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다수의 시민단체가 5G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이통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5G 집단소송 준비, 시민단체 4곳의 5G 서비스 규탄 기자회견 등이 잇따라 진행됐다. 

집단소송은 네이버 커뮤니티 '5G 피해자모임'이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진행한다. 화난사람들 측은 "애초에 이통3사는 5G 서비스가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광고했으나 사실상 5G와 LTE간의 속도 차이가 없다"며 "5G 서비스의 실상은 소비자들에게 광고했거나 고지된 내용, 약관이나 계약 내용과도 다르다"고 꼬집었다.

지난 5일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은 S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5G 상용화 2년이 지나도록 부족한 기지국과 통신불통, 최신 단말기의 5G 전용 출시, 고가요금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이통3사를 비판하고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발언대에 선 이지현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이통3사가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광고하던 28GHz 대역의 기지국은 거의 설치하지 않으면서 허위·과장광고를 일삼고 있다"며 "그러나 과기부는 오히려 이통사에 면죄부를 주는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G 기지국 구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전국 광역시도별 5G 기지국 구축률은 4G LTE 대비 평균 15% 미만인 수준이다. 2월 기준 28GHz 대역 5G 기지국 수도 전체 5G 기지국 중 45개에 불과하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또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상용화 당시 가입했던 소비자들이 2년의 약정을 모두 마치는 시점인만큼 5G 가입자들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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