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사업 강화를 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도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존 자사 스마트가전에 적용하던 AI 플랫폼 '빅스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이번 협력은 스마트홈 사업에서 어느 AI 플랫폼을 선택하거나 대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사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소비자들이 가정 내 모든 스마트가전을 융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확대 차원의 계획"이라고 전했다.

4일 삼성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스마트홈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는 자사의 주요 스마트 가전 제품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와 연동할 계획이다.

카카오 i가 탑재된 ▲'헤이카카오' 앱 ▲'카카오홈' 앱 ▲스마트 스피커인 '카카오미니', '미니헥사', '미니링크' 등을 통해 '삼성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 제품을 작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헤이 카카오, '건조기 AI 맞춤' 코스 실행해줘"와 같은 음성 명령을 내리거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챗봇 대화를 통해 가전 제품을 작동하는 방식이다.

특히 세탁기의 세탁 종료 시점이나 공기청정기의 필터 수명 정보 등을 '알림' 기능을 통해 전송받을 수 있어 한층 편리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카카오 i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는 삼성전자 제품은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4가지이며, 올 상반기 내 에어컨, 에어드레서, 식기세척기 등 지원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의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스마트홈 사업에 활용해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는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랑데 AI 세탁기는 AI를 기반으로 세탁물의 종류와 오염 정도 등을 세탁기가 스스로 파악해 세제양과 세탁 코스 등을 설정할 수 있다. 건조기는 세탁기와의 소통을 통해 가장 적합한 건조 방식을 알아서 정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그랑데 AI 세탁기 역시 카카오 i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스키퍼를 통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세탁 및 건조와 같은 기본 기능은 물론 "빨래 언제 끝나는 지 알려줘"라는 질문에도 답변을 해준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사업에서 활용하는 AI 플랫폼을 빅스비에서 카카오 i로 대체하는 과정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가정 내 스마트가전을 하나로 묶어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많은 파트너사의 AI 플랫폼과 협력해 서비스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지, 자사의 AI 플랫폼 대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것을 선택한다는 개념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