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식료품업계, D2C 시대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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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식료품업계, D2C 시대 준비할 때
  • 박진아 전문기자
  • 승인 2021.02.25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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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품 이커머스는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와 개별화된 구매경험 실험할 기회

가공식음료품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은 전세계 식품사들의 꿈이었다. 2020년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사태가 낳은 유통업계의 혼란은 가공식음료품 업계가 그 꿈의 고지로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타인과 접촉을 통한 감염에 대한 공포와 공공장소 기피 추세로 과거 오프라인 수퍼마켓과 식료품 매장 방문을 고집해 오던 소비자군까지 온라인 식료품몰로 대거 포섭시켰다. 지명도 높고 미리 온라인화를 준비해 온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코로나-19 사태는 언젠가는 보편화될 유통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2021년 글로벌 온라인 이커머스를 통한 식음료품 매출액은 미화 2백 달러(우리돈 약 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eMarketer
2021년 글로벌 온라인 이커머스를 통한 식음료품 매출액은 미화 2백 달러(우리돈 약 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eMarketer

식음료품 가공업체들이 D2C(직접 판매) 방식을 고대해 온 이유는 1) 유통업체를 거쳐야 하는 단계를 줄이고 2) 유통업체의 가격 책정 정책이나 인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 레거시 식품 브랜드(legacy brands)들의 입장에서 볼때, 유통업체들의 자체 PB 브랜드와 신흥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DNVB)들과의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통에서 다시금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마케팅하고 브랜드를 재각인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겨지고 있다.

크라프트 하인즈의 자체 D2C 플랫폼 영국 시장용 ‘하인즈 투 홈’ 사이트. 번들포장, 선물용, 구독제로 유통업체의 개입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Courtesy: Heinz, UK
크라프트 하인즈의 자체 D2C 플랫폼 영국 시장용 ‘하인즈 투 홈’ 사이트. 번들포장, 선물용 포장, 구독제로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배달한다. Courtesy: Heinz, U.K.

미국의 글로벌 F&B업계의 메이저 플레이어들은 2020년 중반기부터 코로나-19발 소비자들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커머스에 중점을 두는 사업 모델을 전격 개편하기 시작했다 (자료: FoodTech Data Navigator). 실제로 크라프트 하인즈(Kraft Heinz)는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 시장 내 온라인 매출이 두 배로 증가했는데, 이는 글로벌 매출액의 5%를 차지하는 상당한 규모의 매출 실적이다. 한 두 해 전까지만 해도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군이 주도된 스페셜티 및 아티잔 식음료 선호 추세로 외면 받았던 하인즈 베이크드 빈스나 도마토 수프 깡통 등의 간판급 깡통 통조림 제품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기업 웹사이트를 통한 구독제와 대량포장 판매제로 급격한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프리스타일(Coca Cola Freestyle) 음료 주문배달 앱 서비스는 신흥 배달 스타트업 기업들과 제휴하고 대학가, 도심 주거밀집지에 제공된다. Courtesy: Coca-Cola
코카콜라 프리스타일(Coca Cola Freestyle) 음료 주문배달 앱 서비스는 신흥 배달 스타트업 기업들과 제휴하고 대학가, 도심 주거밀집지에 제공된다. Courtesy: Coca-Cola

식료품 업체들이 자체 웹사이트 경유 D2C 이커머스를 반기는 이유는 유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이다. 기업 D2C 사이트 매출 기록에 남은 소비자 주도로 형성된 빅데이터는 차후 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한 다채널 마케팅과 프로모션 행사를 통한 다채로운 실험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을 파악하고 새로운 마케팅 기획과 혁신에 단서를 제공해준다. 크라프트 측은 우선 미국, 영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을 테스트 마켓 삼아 기업 사이트 D2C 이커머스 영업을 한 후 점차 전세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펩시 사의 '팬트리숍바이펩시(PantryShop By Pepsi)' D2C 이커머스 사이트는 펩시에서 생상되는 모든 음료와 포장식품 제품을 판매한다. Image: PantryShopByPepsi.com
펩시 사의 '팬트리숍바이펩시(PantryShop By Pepsi)' D2C 이커머스 사이트는 펩시에서 생상되는 모든 음료와 포장식품 제품을 기획번들제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Image: PantryShopByPepsi.com

펩시(Pepsi)는 2020년부터 pantryshop.com과 snacks.com 두 개의 D2C 이커머스 웹사이트를 런칭하고 음료수와 포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향후 소비자들의 식생활 패턴 변화, 시장 공급 물량 변이, 매출 추이(증가세 예상)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이 기업의 자본 투자액의 약 절반을 자동화된 생산체제 구축과 효율적인 이커머스 매출 채널 향상에 할당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아침식사용 시리얼의 대명사 켈로그(Kellogg’s)는 2019년도 초부터 전자상거래 서비스 기업인 쇼피파이(shopify.com)와의 협력으로 D2C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켈로그는 최근 웰빙 식생활과 채식주의의 유행으로 2018년 이후 매년 5%씩 매출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켈로그는 본래 식물성 식품업체라는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킨 온라인(mwell.com)숍 사이트를 2021년 연초 영국 시장에서 런칭하고 최근 건강의학계에서 화재를 모으고 있는 장 건강 강화용 엠웰(Mwell) 식물성 유산균 파우더를 출시해 소비자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엠웰 식물성 장건강 유산균 파우더. Image: MWELL.com
엠웰 식물성 장건강 유산균 파우더. Image: MWELL.com

2019년까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한 대형 글로벌 가공식음료품 업체 평균 총매출의 10% 미만(자료: Statista) 에 머물렀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오는 2025년까지 온라인 식음료품 구매 추세는 15~20%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또 미국판 쿠팡과 이마트라 할 수 있는 아마존과 월마트 등 거물급 이커머스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매출 증가 추세에 발맞춰 온라인 플랫폼 기능 개선과 물류처리 기술혁신 및 처리과정 전반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란 가정 하에 온라인 통로로 포장식음료품과 식재료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행위는 일상화될 것이다.

소량의 포장식품, 음료수, 약품을 즉석 배달해주는 고퍼프(goPuff) 배달 서비스. Courtesy: goBrands, Inc.
근거리 주문된 소량의 포장식품, 음료수, 약품을 즉석 배달해주는 고퍼프(goPuff) 배달 서비스. Courtesy: goBrands, Inc.

그같은 소비문화 환경 속에서 보다 많은 식음료업계 기업들은 직간접적인 D2C 영업 모델로 전환할 것이다. 앞서 언급된 글로벌 식음료품 기업들의 자사 이커머스 사이트들이 점점 많은 소비자들의 방문과 구매를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온라인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가격 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연락처 및 주소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

제네럴밀스의 베티크로커 케이크 사이트는 자체 사이트 내 숍에 전제품을 진열・소개하고 있지만 실제 구매는 방문 유저가 거주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온오프라인 소매 통로를 안내해주는 역할만 한다. 지금은 D2C 시장 확장에 좋은 기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협력과 보안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그와 평행적으로 D2C로 소비자참여를 늘리고 대안적 구매 체험으로 활용하겠다는 '소프트'한 소비자 공략은 이미 시작됐다.
 

박진아 전문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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