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교육 불평등 해소, 문화예술 지원, 자선단체 후원조직 구성 등 예정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이 향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서약했다.
김 의장은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인 ‘더 기빙 플레지’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 8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재산 절반' 기부를 약속한 지 10일 만이다.
18일 '기빙플레지' 서약서에 따르면 김봉진 의장이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 ▲향후 교육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결,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를 돕는 조직을 만드는 일에 나설 계획 ▲기부 문화를 저해하는 인식적, 제도적 문제 개선에 힘을 보탤 것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갈 것 등을 약속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김봉진 의장은 수개월에 걸친 가입절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빙플레지 기부자가 됐다”며 “이로써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기빙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기빙플레지는 ▲기부서약 신청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서약자의 이름, 사진, 선언문을 기빙플레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기빙플레지'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현재 24개국, 218명(부부, 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의 약 75%는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다.
기빙플레지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 세계인을 상대로 한 선언의 형태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본인 관심사,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따라 향후 국내외의 적합한 자선단체,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함으로써 선언을 이행할 수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촉발한 '선한 영향력'이 벤처 및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간 재벌 대기업 총수가 상대적으로 기부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벤처스타트업계의 통큰 기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기부 문화가 자리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