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脫中 러시속 중국 사업 확대..."기술연구소 설립해 고객 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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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脫中 러시속 중국 사업 확대..."기술연구소 설립해 고객 지원 강화"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2.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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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성 우시시와 ‘화동(華東) 테크센터’ 설립 투자협약(MOU) 체결
약 300억원 투자해 2022년 5월경 본격 운영...오산(韓), 화남(中), 화동(中)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3각 고객 지원 체제
글로벌 기업들 탈중국 러쉬와 정반대...기술유출 우려 제기

LG화학이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고객 지원 전문 조직을 확대한다. 글로벌 현지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기술을 밀착 지원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장쑤성(江蘇省) 우시시(無錫市)와 테크센터(Tech Center)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LG화학은 약 300억원을 투자해 우시시 까오신구(高新區)에 현지 고객 기술 지원 및 개발 업무 등을 전담하는 ‘화동(華東) 테크센터’를 건설하고, 우시시는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부지와 인프라 등을 적극 지원한다. 올 상반기 착공을 시작해 내년 5월경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화동 테크센터는 지상 3층, 연면적 약 1만㎡(약 3천평, 중국 건축법 기준) 규모로 고객 맞춤형 지원을 위해 실제 고객이 갖고 있는 양산설비와 동등한 규모의 파일럿(Pilot)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가공 및 첨단 분석 설비에만 약 90억원이 투입되며, 현지 채용 포함 소속 연구인력의 절반을 석사 이상으로 구성해 웬만한 중견기업 연구소 이상의 설비와 전문인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압출가공, 사출기술 등의 응용기술팀과 PO(폴리올레핀), ABS(고기능합성수지), SAP(고흡수성수지), HPM(고기능수지) 등 주요 제품별 전담 조직을 포함해 약 6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상주하며 고객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우시시(無錫市)는 중국 10대 경제 활력 도시로 선정될 만큼 우수한 기업 환경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0개 기업의 생산기지가 위치하는 등 수 많은 LG화학의 고객사가 인접해 있어 고객 지원을 위한 테크센터를 설립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법인도 우시시 까오신구(高新區)에 위치해 있다.

이번 연구소설립을 계기로 중국업체들이 더욱 빠르게 경쟁자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LG화학 측은 "제기되는 모든 상황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화동 테크센터는 중국 현지에 최적화된 맞춤형 지원을 통해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LG화학의 기술 차별화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에서 시작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인사이트(insight)를 제공하는 기술지원 전문 조직인 테크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중국 ‘화동(華東) 테크센터’ 조감도

LG화학은 이번 화동 테크센터가 완공되면 아시아 3각 고객 지원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또 기존 화남 테크센터와 더불어 중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대전 기술연구원에 테크센터를 설립한 이래 약 25년 이상 축적된 고객 기술 지원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LG화학은 현재 경기도 오산 테크센터(‘19년 신축) 및 중국 광둥성(广东省) 광저우시(广州市)에 화남(華南) 테크센터(‘15년 설립)를 운영하고 있다.

화동 테크센터는 현지에 자동차 소재, 식품용 포장재 등 LG화학의 주력 고객이 다수 위치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사업본부의 중국 매출 중 화동 지역 비중이 약 60%에 달해 현지 고객과의 기술적 협업 및 지원 활동도 전략적으로 필요한 상태다.

화남 테크센터는 IT 및 전자 소재용 고객 지원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5년 설립 이후 현지 고객이 요청한 신규 개발 및 현장 기술 지원 사례(건)가 최대 20배까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산 테크센터는 국내 및 글로벌 고객 중심의 기술 지원을 전담하며 미래 가공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화남/화동 테크센터는 중국 고객의 기술력 향상 및 현지 경제활성화, 우수 인재 채용, 지역 상생 효과 등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향후 석유화학 및 관련 사업 영역 확대에 따라 글로벌 고객 대응을 위한 미주, 유럽 지역으로 글로벌 테크센터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테크센터는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품 개발에서부터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 개조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LG화학만의 차별화된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전문 조직이다. 고객의 소리(VOC)에 귀 기울이고 고객이 제기하는 페인포인트를 기반으로 문제점 및 성능 등이 개선된 제품을 ‘선(先)’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일례로 금속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ABS 메탈릭 소재를 사용하는 고객의 경우 LG화학 테크센터에서 개발한 사출공법 적용 및 소재 개선으로 기존의 도장공정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최대 60%까지 개선됐다.  

글로벌 기업들 탈중국 러쉬와 정반대...기술유출 우려 제기

하지만 한편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러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기술연구소를 추가하는 것을 두고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작년부터 탈중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도 인도나 베트남 멕시코로 이전하고 있고, 여러 기업들이 탈중국을 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자동차, 전기·전자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 생산라인을 아세안과 중남미 등지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이다. 미국의 탈중국 전략에 힘을 실고 있다.

트럼프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뀌었지만 미국의 탈중국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를 강령으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G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미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오스틴 공장 증설 등을 유치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잇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LG화학은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오히려 중국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8년 중국에 2700억원을 투자해 난징, 광저우 등에 소형전지, LCD 생산능력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2월 중국 장쑤성 우시에 위치한 LG화학 양극재 공장은 현지 풍력·태양광 전력판매사인 '윤풍신에너지'로부터 연간 14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수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실제 기술유출로 인해 LG화학은 중국업체와 소송을 겪기도 했다. LG화학은 지난 2017년 중국 배터리 회사인 ATL의 분리막 기술 특허 침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2019년 유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도 정부 지원도 앞선 중국 기업보다 국내 기업이 우월한 점은 차별화된 기술밖에 없는데 중국에 기술연구소를 채우고 현지인력을 채용하면 LG화학이 가진 많은 특허기술들이 자연스럽게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화학제품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만들 때 도움을 주는 차원"이라며 "중국에 위치한 고객들의 사업이 잘 되게 도와주려는 의도이지, 화학 기술 유출 우려는 전혀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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