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LG화학 ITC 최종 판결 20일 전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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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LG화학 ITC 최종 판결 20일 전 '동상이몽'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1.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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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승소 가능성 높다. 합의금액은 계속 높아질 것"
SK이노베이션 "합의금 수조원은 자기식 해석대로 과장된 것"
최종판결 이전 양측간 합의 사실상 물 건너가...최종판결 결과에 따라 취할 태도 큰 변화 예상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의 길고 길었던 소송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이 약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양측은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패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양 사가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 ITC 최종판결 이전 극적인 합의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양사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부터다. LG화학은 이차전지 분리막 특허를 출원하고 SK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이후 2014년 두 회사는 이후 10년 동안 국내외 관련 특허 소송 금지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LG화학은 2017년 이같은 협정을 깨게 된다. LG화학은 자사의 인력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자 인력채용을 멈춰달라는 공문을 SK이노베이션에 발송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적법한 채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LG화학은 2017년 12월 '전직금지가처분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LG화학이 대법원에서 최종승소하면서 승리로 끝났다. LG화학은 멈추지 않고 2019년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영업비밀침해 등으로 제소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소 취하 및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맞소송을 펼쳤다. 당초 지난해 끝날 것 같던 미 ITC의 최종판결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두 차례나 연기됐고 오는 2월 10일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 양사는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불꽃튀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 또 다시 미국 특허청 결정문을 놓고 충돌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도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이 SK 측이 신청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무효심판을 기각한 것을 놓고, 두 회사는 반박과 재반박 공세를 펼치며 공방을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승소 가능성 높다. 합의금액은 계속 높아질 것"

ITC 판결이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다소 느긋하게 ITC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자신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에서다. 

일단 현재 상황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유리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ITC통계자료(1996년 ~ 2019년)에 따르면 영업비밀 침해소송의 경우 ITC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모든 사건이 ITC위원회의 최종결정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단 한번도 예외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에서도 ITC위원회가 예비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는 무효'라며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 8건을 모두 기각한 점도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구도가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의 공방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입장을 내놓고, LG에너지솔루션이 반박문을 내는 형태로 여론전이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같은 여론전이 SK이노베이션이 고도의 전술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이 계속되는 갈등양상을 표출함으로써 관계자와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면서 낮은 금액으로 합의를 유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국민들이 양사의 여론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정치권에서 나서서 양측의 합의를 중재해주길 바라고 여론전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수조원으로 예상되는 합의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협상과정에서 최소 3조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SK이노베이션은 이를 1조원 밑으로 낮추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래사업 가치가 더 큰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 ITC가 반도체 장비나 무전기 영업비밀침해 사안들 보다 더 무거운 배상금을 물릴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실제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은 SK이노베이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주요가치 중 하나가 '지식재산권 보호'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처벌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ITC 최종판결 이후에도 양사간 극적 합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 이후엔 현재 거론되는 합의금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신들(SK이노베이션)이 불리하니 여론전으로 몰고가서 정치권 등의 합의 압박을 끌어내려 하는 것"이라며 "미 ITC 최종판결 이후 합의가 가능하지만 그 금액은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합의금 수조원은 자기식 해석대로 과장된 것"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협상금액을 밝힌 적도 없으며 합리적인 금액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조원이라는 합의금액도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적으로 예측해 흘린 정보이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소송이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의 민사소송까지 가게 될 경우 손해배상액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도 합리적인 산정방식에 의해 계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3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1·2공장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9.7GWh 수준에서 100GWh까지 5배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톱 3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ITC 최종 판결에서 패소하게 될 경우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의 정상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보고 있다.  미국으로 배터리 제품 수입이 금지돼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가동이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과 같은 의견도 정면으로 반박한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게 될 경우 미국 공장의 수입금지 조치 기간이 과장됐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로 최근 있었던 메디톡스-대웅제약, ITC 판결을 예로 들고 있다. 

ITC 위원회는 지난 달 16일(현지시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분쟁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 나보타 10년 수입 금지’의 예비판결과 달리, 21개월로 수입 금지 기간을 크게 줄였다. 패소하더라도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의 수입 금지 조치가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돌아가는 미국 내 여론도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미국 현지 여론도 양사의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수조원 대의 합의금액은 완전히 과장된 것으로 현재로써 예측할 수 없다"며 "패소시 미국 공장이 가동중단될 것이란 얘기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ITC 판결 결과에서 보듯 수입금지 조치가 대폭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양측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볼 때 최종판결 이전 양측간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으로 보인다. 2월 10일 미국 ITC의 최종판결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양측이 취할 태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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