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세'된 ESG 경영, KB금융·삼성 탈석탄 선언에 하나금융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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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세'된 ESG 경영, KB금융·삼성 탈석탄 선언에 하나금융으로 이어질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1.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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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금융계열사 탈석탄 동참 이후 다른 금융사들도 뒤 따를지 주목
- 코로나19, 미국 바이든 대표공약으로 기대가 커지면서 ESG 경영에 힘실려
사진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제공
참고사진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제공

금융권이 앞다퉈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하거나 친환경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이 국내금융그룹으로는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한데 이어 삼성금융계열사들도 탈석탄 금융에 동참해 다른 금융회사들도 이들의 뒤를 따를지 주목되고 있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 (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이다. 이미 EU,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ESG에 중점을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금융권의 대세가 됐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그의 대표 공약인 친환경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ESG 경영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ESG 경영이 시대적인 흐름인 데다 코로나19 확산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 영향으로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며 "금융회사들도 EGS 경영에 속도를 내고자 이미 조직개편 등을 단행한 데 이어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 대한 평가에 ESG 성과를 반영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선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금융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2일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석탄 화력 관련 투자 중단 등 사실상 탈석탄 금융을 선포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12월부터 현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더불어 삼성 금융 관계사들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자료=삼성생명 제공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이 같은 내용의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에 대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ESG 경영 추진전략’을 12월 각사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를 강력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9월 국내금융그룹 최초로 전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 같은 조치로 KB금융은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인수 등을 하지 않는다. 

KB금융은 또한 ‘탈석탄 금융 선언’을 통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이하로 제한하고자 하는 ‘파리기후협약’ 등 전 세계적 노력을 지지하고 적극 동참할 예정이며,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주도 및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금융 관련 투·융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환경 관련 민간투자사업 분야,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선박·자동차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 더불어 ESG 채권 발행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

지난 9월25일 여의도본점에서 개최된 ESG위원회의에 참석한 (좌측부터)허인 은행장, 김경호 이사, 윤종규 회장, 오규택 ESG위원회 위원장, 선우석호 이사, 최명희 이사, 정구환 이사. (Stuart B. Solomon 이사 및 권선주 이사는 컨퍼런스콜로 회의에 참석)[사진=KB금융그룹]

KB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9월 전문 컨설팅을 바탕으로 ESG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이후 지난 3월 ESG 경영전략 가속화를 위해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인 및 사외이사 7인의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했고 8월에는 2030년까지 그룹의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한편,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B GREEN WAY 2030’을 발표했다.

‘KB GREEN WAY 2030’은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이라는 ‘3가지 ESG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KB금융그룹에 이어 하나금융이 탈석탄 대열에 동참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매년 11월에 정기적으로 그룹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13일 그룹 계열사 경영진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그룹 경영 워크숍을 개최 중이다. 워크숍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며 논의 된 내용은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시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경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비롯해 디지털 플랫폼, 글로벌, 한국판 뉴딜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논의한다. 하나금융은 사회가치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문기구로 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ESG를 메인테마로 선정해 탈석탄과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 가입을 적극 논의 중으로 중장기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단계적인 실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해 1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에 나서며, 뉴딜 관련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직간접 투자에도 금융지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그린뉴딜 부문에 8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린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자본 유치의 기회도 모색한다. 

금융권의 ESG 경영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ESG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 행보와 맞물려 금융권의 ESG 경영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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