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시계 거래 놓고 쿠팡VS시계조합 싸움 '점입가경'...누구 말이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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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시계 거래 놓고 쿠팡VS시계조합 싸움 '점입가경'...누구 말이 옳은가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11.0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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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조합, "쿠팡이 짝퉁시계 온상"...쿠팡 "근거없이 모함하는 저의 의심스러워"
-쿠팡, 시계산업협동조합 주장에 반박자료 발표...
자료 = 쿠팡 제공
자료 = 쿠팡 제공

모조 명품시계 판매로 중저가 국내 시계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시계산업협동조합의 주장에 쿠팡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계조합 내부에서조차 "조합원 대부분이 시계를 비롯해 다양한 패션 주얼리 아이템을 쿠팡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걸고 넘어지는 건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나오는 실정이어서 쿠팡의 주장에 무게추가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4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100여명의 전담 인원과 혁신 기술로 위조상품을 선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며 "매년 근거 없이 쿠팡을 모함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특허청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위조판매건수에 대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단속 건수의 3.61%에 불과하다.

인스타그램이 27.09%로 가장 많았으며, 번개장터 17.38%, 카카오스토리 16.45%, 네이버블로그 13.32%, 헬로마켓 11.48%, 네이버카페 10.65% 순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쿠팡은 "차단노력으로 위조상품 판매업자들이 SNS나 카페 등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라며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시계조합은 쿠팡만을 모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처럼 쿠팡은 100여명의 전담조직을 마련해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AI 기술로 상품의 가격을 분석해 위조 가능성을 예측하고, 상품 이미지를 분석해 진품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상품 등록 전 사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위조 빈도가 높은 일부 상품에 대해선 등록 전 셀러들에게 유통이력 확인으로 정품 및 안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수)는 이날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쿠팡이 여전히 가짜 유명 브랜드 시계를 대량 판매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쿠팡이 팔고 있는 유명 짝퉁시계는 무려 684종에 달하고, 정상 가격 수백 수천만원대의 시계를 단돈 20~23만원에 팔고 있어 유사한 가격대에서 경쟁하는 국내 패션 시계업체가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짜 유명 시계가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것은 상표법의 허점 때문"이라며 "현행 상표법은 가짜를 판매한 판매업자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쿠팡 같은 온라인거래중개자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쿠팡측에 가짜 상품 판매 중단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근거를 가늠하기 애매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실제로 단속현황을 보면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자면 전체 5만6756건에서 쿠팡은 7568건에 그친 것. 단순히 건수만 비교해도 인스타그램이 쿠팡보다 8배 넘게 위조품을 유통하는 '대형' 채널인 것이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내부와 다른 의면을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최근의 짝퉁 시계 유통이 대부분 SNS 채널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조합의 임원들이 인스타그램이 뭔지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대붕 시계조합 전무는 이에 대해 "쿠팡에서 위조 시계를 판매하면서, 짝퉁 가격과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된 조합원들의 중저가 시계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손실이 났는지를 추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무엇보다도 쿠팡과 같은 대형 유통채널에서 위조 시계의 노출 빈도가 높고, 소비자들에게 인지되는 범위는 훨씬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시계조합이 처음부터 쿠팡을 지목하게 된 계기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조합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왜 짝퉁시계 거래를 단속하지 않는 것이지 의문은 계속된다.

개인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 채널의 위조품 단속이 쿠팡 등의 플랫폼이나 유통업체를 단속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품이 많이 들고 어려운 과제인 때문이라고 조합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런데 왜 단속현황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김 전무는 "실제로 특허청을 비롯해 감독당국이 단속하는 방식이나, 단속현황이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조합이 주장하고 있는 쿠팡으로부터의 '피해'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조합원 대상 조사를 진행한 것이면 관련 자료는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조합원들 대부분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 시계산업협동조합이 쿠팡의 위조 시계 판매를 지목하며 배포한 화면 캡쳐 사진
▲ 시계산업협동조합이 쿠팡의 위조 시계 판매를 지목하며 배포한 화면 캡쳐 사진

 

딱히 근거가 없어 보이는데, 실제 시계조합이 발표한 내용에는 쿠팡에서 위조 시계를 판매하고 있는 화면 캡쳐 사진 뿐이었다. 

쿠팡은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 "위조품 판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며, 대부분의 위조품 판매는 오픈마켓을 포함한 이커머스 보다는 개인 간의 채팅 거래 등을 통한 암시장 형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영수 이사장 등 시계산업협동조합 임원진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도 감지하지 못한 채 실제로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쿠팡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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