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에서 뺨 맞고, 잠실에 눈 흘긴다?'... 택배사 없는 택배국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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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에서 뺨 맞고, 잠실에 눈 흘긴다?'... 택배사 없는 택배국감 논란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10.2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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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만 희생양 되나"... 쿠팡 물류센터 임원 증인 채택, '핵심 이슈 벗어낫다' 지적
국회 환노위 국감에서 택배 과로사를 다루며 택배기업이 아닌 쿠팡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국회 환노위 국감에서 택배 과로사를 다루며 택배기업이 아닌 쿠팡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증인 장사’로 결국 핵심 이슈를 벗어났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 보좌관의 자조 섞인 한탄이다. 

택배기사 과로사에 대해 책임이 있는 택배회사 대표들은 국감 증인으로 선정되지 않은 반면 택배기사와 관련이 없는 쿠팡 물류센터 임원만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국회 환노위는 최근 택배기사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택배회사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증인 장사’하는 것이냐는 발언까지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

언택트 산업의 발전으로 택배기사가 담당하는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택배 본연의 업무 외 분류작업까지 택배기사에게 전가되면서 택배기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과 택배 업계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사이 과로사로 숨진 택배기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 소속 김모씨(36)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과로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허혈성 심장질환이었다. 김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30분경 직장 동료에게 추가 물량을 받지 않으면 안되겠냐고 물으며 “새벽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 못 자고 나와서 물건 정리(분류 작업)해야 한다”고 호소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이 커졌다.

지난 8일에는 CJ대한통운 소속 김모씨(48)가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 업무 중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고 김씨가 하루 14시간씩 일했다며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성토했다.

이어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일하던 40대 택배기사 김모씨가 20일 대리점과 갈등, 생활고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대책 마련의 시급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택배회사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채 쿠팡 물류센터 임원만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환노위는 26일 예정된 종합국감에서 물류센터 단기직 사망 사건 관련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엄성환 전무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택배기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할 시점에 택배기사가 아닌 물류센터 단기직 사망 사건으로 쿠팡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국회가 관련 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택배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 본사가 있는 서소문에서 뺨 맞고, 쿠팡 본사가 있는 잠실에서 눈 흘긴다'는 뼈있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지입기사로 대부분의 택배 인력을 구성하고 있는 택배사와 달리 직고용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 주 5일 근무, 52시간제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택배업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분류작업 인력 별도 투입은 이미 쿠팡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분류 작업 인력을 별도로 투입하고 있는 곳은 쿠팡이 유일하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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