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악몽' 벗어난 OCI, 이우현 사업 재편 '성과 반, 한계 반'
상태바
'적자 악몽' 벗어난 OCI, 이우현 사업 재편 '성과 반, 한계 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0.29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CI 8분기 만에 적자 탈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실적 크게 개선
군산 공장 철수 이후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 경쟁사 악재 등 요인도 커
사업 재편 초석 닦아… 꾸준히 수익낼 체질 개선엔 시간 필요
내부 분위기 고무적 "착실히 실적 올리겠다"

OCI가 8분기 만에 적자 악몽에서 벗어났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업 재편'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벌써 나온다. 분명 성과가 있지만, 낙관은 이르다. 당장 수익이 컸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의 경우 경쟁사가 공장 화재로 가동 중단한 덕을 봤다. 반면, 이 부회장의 공적으로 평가받아 온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는 손실이 난 점도 뼈아프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OCI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680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의미 있는 성과인 점은 분명하다. OCI는 2018년 3분기 흑자를 본 이후 7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긴 터널을 지났다.

OCI 관계자는 "다행히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하였지만, 아직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흑자전환은 베이직케미칼 사업이 이끌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등 제품을 판매하는 이 부문에서만 올해 3분기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976억원과 396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OCI의 실적이 적자 기조를 계속했던 이유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에 있다. OCI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929억, 443억원인데, 대부분이 베이직케미칼 부문 손실 규모와 겹친다. 카본케미칼 부문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상반기 적자를 거두긴 했으나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적게나마 이익을 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태양광시장 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kg당 7~8달러 수준이었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이번 3분기 kg당 10달러까지 올랐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구입하는 웨이퍼 업체들이 물량을 늘리면서 3분기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됐다.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발전소’ 구조로 이뤄져 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업황 호재와 함께 지난 2월 군산 공장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점도 주효했다. 군산 공장은 2008년 이후 OCI 포트폴리오의 상징이었던 만큼 철수 결정은 상징적이었다. 당시 군산 공장 철수와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은 OCI는 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후부터 실적도 우상향 흐름이다. 초기 결과는 합격점이다.

석유화학·카본소재 사업도 3분기 매출 2200억원과 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 분기 약 70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벤젠, TDI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가 15%가량 오른 데다 카본블랙 60%, TDI 20% 등 판매량도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OCI 관계자는 "올해 초 사업재편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군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해왔다"며 "2분기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석유화학·카본소재 부문도 업황이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OCI]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OCI]

다만, 이번 실적 상승에 경쟁사 악재가 크게 작용한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세계 1위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중국의 보리협흠에너지가 3분기 공장 화재로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OCI의 3분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80%가량 증가하고 판매가도 30% 오르는 성과로 나타났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도 아쉽다. 이 부문은 2016년 184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4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 40억원을 거두면서 5년 연속 흑자를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새만금 열병합발전소는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락하고, 미국에 있는 태양광 모듈생산 자회사 MSE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설치량이 적었던 영향을 받았다.

종합해 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고정 비용을 줄인 기반 위에 대외적 호재가 작용한 성과로 해석된다. 사업 재편의 초석은 닦인 셈이다. 다만, 여전히 회사 이익의 대부분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업황의 영향 아래 머물러 있다. OCI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구원 타자로 내세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 등의 성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OCI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안정적인 수준을 기대하나, 최근 달러약세는 실적의 주요한 변수"라며 "석유화학·카본소재 부문은 4분기 정기보수 시즌이지만 시장상황에 맞춰 보수 일정을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