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 네이버·다음 등 포털 인물정보서 빠진 까닭은
상태바
한진그룹 조원태, 네이버·다음 등 포털 인물정보서 빠진 까닭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23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네이버·다음 '인물정보' 확인 불가...나무위키서도 극히 일부 내용만 실려
- 네이버 정책, 당사자 삭제 요청시 바로 삭제...본인 신청 없어도 인물정보 등재 가능
- 인하대 학위 취소 관련 소송 중...업계관계자 "프로필상 명확히 드러나 신경 쓰였을 것"
- 대한항공 관계자 "개인정보라 확인 어렵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인물정보가 주요 포털에서 빠졌다. 조 회장이 학위 관련 소송으로 심리적 부담을 느껴 이를 삭제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23일 기준 네이버와 다음에서 조 회장의 인물정보가 검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재계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가장 최우선으로 인물정보가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포탈에서 조원태를 검색해보면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아예 빠져있는 상황이다. 이노메탈이지로봇 대표이사와 대한로봇축구연맹 부회장을 역임했던 조원태 씨가 최상단에 검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털 인물정보 등재란 이용자들이 많이 찾거나 찾을 수 있는 사람에 관해 이름을 중심으로 직업과 경력, 학력 등을 함께 편집해 게재하는 것을 말한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두 사이트 모두 인물정보가 확인된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검색창에 '조현아'를 치면 가족란에 '동생 조원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다음 인물검색 캡처]
[네이버 인물검색 캡처]

나무위키에서도 조원태 회장은 가족관계 등 일부 정보만이 서술돼 있다. 또한 인물정보의 '유의점' 항목에는 "한진그룹 측에서 개인정보 등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는 이례적인 표현도 등장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동일 사이트 내 타기업 총수 페이지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욱 부각된다.

네이버 인물정보는 당사자가 제공한 자료 또는 언론보도 등으로 일반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만약 인물정보의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정보 삭제를 신청하면 네이버는 곧바로 해당 정보를 삭제한다. 관련 내용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의 '인물정보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포털의 인물정보 서비스는 수정 및 삭제 관련 쟁점이 생기면 해당 자문위원회에 자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공정하고 적절한 인물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KISO 산하의 인물정보 서비스 자문위원회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KISO 홈페이지 캡처]

인물정보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물정보 서비스 제공자는 당사자의 신청이 없어도 ▲이용자들의 검색 추이 ▲언론사의 보도 등 일반에 공개된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인물정보를 등재할 수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인물정보 서비스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는 게 재계의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세이자 한진그룹 수장에 대한 검색, 언론 보도 등이 적었을 리 만무하다"며 "오히려 학위 논란과 경영권 갈등, 항공업계 위기 등으로 관심도가 높은데 인물검색이 안되는 것은 조 회장 및 측근들의 삭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본지는 취재 사항을 바탕으로 KISO 담당자에게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KISO 관계자는 "우리는 인물정보 운영 조항을 만들 뿐이지 구체적인 사항은 잘 알지 못한다"라며 "올랐다가 삭제된 것이 아닌 애초에 등재가 안 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일반 대기업 임원도 아니고, 누나 조 전 부사장과 동생 조 전무도 올라가 있는데, 조 회장의 인물검색이 기존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현아 등 3자연합과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많은 조 회장이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인하대 학위 취소와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프로필에 명확하게 드러나는 학력 사항이 신경 쓰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8년 조 회장이 인하대에 부정한 방법으로 편입학했다며 조 회장의 편입과 졸업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정석인하학원 소속 인하대는 2019년 1월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처분에 문제가 없다며 인하대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인하대는 최근 행정심판 결과에 불복하고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그룹 오너의 '고졸'을 막기 위해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3자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 KCGI는 지난3월6일 "조원태 회장은 인하대 부정 입학 협의 등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한진칼 사내이사 자격에 흠결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조원태 회장이 학위 관련 소송으로 인해 최종학력 기재가 문제가 될 수 있어 인물정보 삭제를 요청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누나, 동생과 다르게 인물정보가 없다는 점에서도 물음표가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룹 총수의 프로필을 인물검색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모든 회장이 인물검색에 올라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특수한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 관계자는 "개인정보 차원이라 관련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