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속 삼성전자 '조용한 내실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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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속 삼성전자 '조용한 내실 다지기'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0.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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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엔비디아-ARM, SK하이닉스-인텔 인수, AMD-자일링스 인수 추진 등 대형 M&A 이어져
삼성전자, 국내·외 반도체 라인 증설과 장비 공급 확대 등 직접 투자에 집중할 전망
낸드플래시 평택 2라인 증설·중국 시안 2공장 증축 등
이재용 부회장 네덜란드 출장 중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방문...일각에선 M&A 가능성 제기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조용히 내실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M&A보다는 국내·외 반도체 라인 증설과 장비 공급 확대 등 직접 투자에 힘쓸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인수하면서 2위로 올라갔고, 엔비디아는 ARM를 인수했다. AMD는 자일링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 부문까지 경쟁력을 갖춰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1위는 삼성전자가 지키고 있다.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반도체설계업체(팹리스)인 영국의 ARM을 400억달러(약 47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ARM은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자체 기술을 더해 최종 설계도를 만든다. 세계 모바일용 메모리칩인 AP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미국 반도체설계업체(팹리스) AMD도 세계 최대 프로그래머블칩(FPGA) 제조업체인 자일링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FPGA는 용도에 맞게 반도체 기능을 규정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다. AMD는 현재 AMD는 CPU에선 인텔, GPU에선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에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기존 CPU 사업뿐만 아니라 AI용 반도체 등에도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총 인수 금액은 300억달러(약 34조원)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업들의 지속적인 M&A 소식에도 삼성전자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단 삼성전자는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효율을 높이고 파운드리 시장 확장에 힘쓰는 모양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유지 중인 낸드플래시 부문에 추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에는 약 8조원을 투입해 평택캠퍼스 공장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중국 시안에는 2공장을 증축했다.

지난달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돌입해 관련 제품 양산은 내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로 증설된 라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V낸드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시안 2공장 투자규모는 총 150억달러(약 16조9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단계 투자 시 시안 2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월 13만 장을 넘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1위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19년부터 올해 말까지 시스템반도체에 26조 원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위한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 돌입하며 극자외선(EUV) 공정 투자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EUV 노광기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의 경영진을 만나 장비 공급 확대를 논의했다.

이번 네덜란드 출장 중 이 부회장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이 기업의 M&A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사 NXP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당시 삼성전자는 부인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평택 2라인과 중국 시안 공장에 추가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M&A 관련해서는 민감한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베트남 출장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의 반도체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베트남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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