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이슈'에도 아직도 편의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판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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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성 이슈'에도 아직도 편의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판매되는 이유
  • 이효정 기자
  • 승인 2020.10.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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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슈로 '전자담배' 수요 증가...'실내흡연' 니즈 증가
'액상 전자담배' 세금부과 초읽기..."법 개정 전 한 달만 팔아도 제조사 막대한 이득"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디바이스 제조비 높아...세금부과 원안유지시 영업 이어갈 수 없어"
디베이프의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칵스' 제품이미지. [사진=디베이프]
디베이프의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칵스' 제품이미지. [사진=디베이프]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이슈가 불거진지 1년이 지난 상황에도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액상 니코틴에 대한 과세 예정일이 약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편의점 가판대에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가 즐비하다.

사용자들은 충전이 필요없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에서 흡연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더욱 각광받게 됐다는 의견도 있다. 꾸준한 니즈에 맞춰 여러 중소업체들은 잇따라 일회용 액상전자담배를 출시·판매하고 있다.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과세 기간 내 최대한의 매출을 내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1년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및 담배소비세가 2배로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니코틴 용액량 1mL당 525원인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2배 올려 1mL당 1050원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담배소비세 등 다른 세금도 두 배로 인상될 전망이다. 니코틴 용액 1mL당 개별소비세를 370원에서 740원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은 지난 8월 31일 국회에 제출됐다. 담배소비세를 628원에서 1256원으로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은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액상 니코틴 세금부과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번 법 개정안에는 담배의 줄기·뿌리에서 추출된 니코틴에도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의 대부분은 줄기·잎 추출 니코틴용액을 사용한다. 현행법상 담배의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은 과세대상이지만, 담배의 줄기 및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은 비과세대상이었다. 

 

스팀웍스 전자담배 제품 이미지.
스팀웍스 전자담배 제품 이미지.

 

"한 달만 팔아도 막대한 이득"VS"제조단가 높아 과세율 그대로 적용시 영업 불가"

액상니코틴 세금부과율 변경에 관한 논의는 5월부터 이뤄졌다. 지난 5월 김홍환 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재부가 맡긴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행 과세 구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싼값으로 비슷한 흡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일반 담배 한 개비를 빨아들였다가 내뱉는 흡입 횟수가 10회인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흡연 효과가 있는 0.9mL의 전자담배 액상에도 같은 수준의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2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0 세법개정안'을 내놨다. 

액상 전자담배 세금 논의가 시작된 뒤에도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 출시 및 판매는 꾸준히 이어졌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는 버블몬을 비롯해 지난 8월 영국 액상 전자담배 '스팀웍스'가 출시됐다. 이어 9월 중국 액상형 전자담배 '칵스'도 시장경쟁에 뛰어들었다.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출시가 이어지는 원인으로 업계는 '높은 마진'을 꼽았다. 비과세 품목인 만큼 마진이 높기 때문에 개정된 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판매하더라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들은 대부분 줄기·뿌리 추출 니코틴을 사용한다. 이는 비과세대상으로, 제품 판매 마진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업계에서는 '한 달만 팔아도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1월이 되기 전까지 '비과세 니코틴'을 활용해 최대한의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업체들은 제기된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액상 니코틴이 저렴한 것은 맞지만 일회용 전자기기를 제작해야 하는 만큼 제품 단가가 높다는 것이다. 향후 액상 니코틴에 현재 논의된대로 세금이 붙는다면 사실상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스팀웍스 관계자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일회용 디바이스, 배터리 등 단가가 높은 부품이 다수 사용된다"면서 "만약 액상 니코틴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사업 영위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액상니코틴 세금 부과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제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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