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돼 보험사들은 보험인수나 투자 등 핵심경영활동에 기후변화 전략을 통합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기후 관련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도가 증가하고 있어 보험사의 지급보험금이 늘어나거나 보험회사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문혜정 연구원은 '그린 스완이 보험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가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그린 스완(Green Swan)' 충격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며 "보험업계는 기후변화에 대한 노출리스크를 파악하고 주요 사업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17일 밝혔다.

'그린 스완'은 생태계 및 기후의 변화로 인한 경제·금융 위기를 뜻하는 용어로, 예측이 어렵고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수반하는 사건을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으로부터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도가 모두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자연재해 발생 건수는 820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1980년의 249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큰 변동성을 보이지만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그린 스완 리스크는 블랙 스완 리스크와는 달리 미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만은 예측이 가능하므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국내에서도 금융기관 및 감독당국이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역할이 강조되면서 그린 스완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금융위 주재로 '녹색금융 추진 TF 첫 회의'를 개최해 향후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감독 모니터링 체계 구축, 기업의 환경 관련 정보공시 확대 추진 등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보험회사의 금융안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도가 높아지면 지급보험금 규모가 증가하고, 보험회사가 보유한 자산(부동산 등)이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탄소집약적 산업이나 에너지집약적 산업 등의 보험료 감소 충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 보험회사에 대한 탄소 감축 요구와 기후변화 관련 재무 공시 의무가 강화될 경우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문 연구원은 "다가오는 기후변화 및 감독정책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 평가 도구를 활용해 기후변화 리스크의 노출 수준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는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지급보험금과 보험회사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 리스크를 고려해 자산매입 전략 수립 및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사업전략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한 언더라이팅과 자산투자 전략을 재정립하거나 전략 이행 시기를 앞당겨 기후변화 및 감독정책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